지조와 절개의 상징답게 소나무는 원래 곧게 자라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주변의 구불구불한 소나무는 자연환경에 의해 그 성질이 인위적으로 바뀐 것일 뿐이다. 소나무가 곧게 자라는 이유는 다름 아닌 호르몬 때문이다.
식물이 자라는 곳은 생장점이고 이는 주로 가지의 끝이나 뿌리의 끝에 분포돼 있다. 생장점에는 길이 생장을 촉진하는 옥신(Auxin)이란 호르몬이 있는데, 소나무와 같은 겉씨식물의 옥신은 정아(끝눈)에서 처음 만들어져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옥신의 신호를 가장 먼저 받는 이 정아가 수직성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때 옥신은 정아 양 옆에 있는 눈인 측아의 생장을 저지해 중심줄기가 더욱 높이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집중적인 힘을 받은 정아가 성장하는 동안 측아는 조용히 사라지게 된다. 이 같은 ‘정아우세(Apical dominance)’ 현상은 햇빛을 선호하는 나무들에 현저한데, 주로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들에서 강세를 보인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