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생명의 길, 데스로드 1부…‘불을 품은 땅, 다나킬’



26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창사특집 ‘생명의 길, 데스로드’ 1부 ‘불을 품은 땅, 다나킬’ 편이 전파를 탄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땅이 있다. 에티오피아의 다나킬. 한낮의 최고기온이 63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 계속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지옥같은 열기 때문에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이 있다. 열기가 한 때는 바다였던 이 땅에 소금을 남겨주었고 아파르족은 수천년간 그 소금을 캐 내다팔며 살고 있는 것. 그 소금 카라반의 기나긴 여정을 따라가 보았다.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거쳐 에티오피아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티그레주의 주도이자 다나킬로 가는 관문도시인 메켈레(Mekele)에 도착했다. 한국의 초가을 날씨로 선선한 바람이 상쾌했다. 이정도 날씨면 다나킬의 날씨도 견딜만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았으나, 얼마 되지 않아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국에선 경험할 수 없는 더위가 숨을 턱 막았다. 그리고 숨을 턱 막은 또 하나. 달로(Dallo)화산이 보여준 풍광이다. 여전히 들끓고 있는 달로화산은 신들의 정원이라 불릴만한 신비한 색과 형상을 펼쳐보였다.


화산을 둘러보고 소금카라반들이 모인다는 베르할레(Berhale)로 향하는길. 집에서 출발해 3일째 걷고 있다는 소금 카라반 월두 씨 일행을 만났다. 처음엔 그들과 발을 맞춰 걸었으나 얼마 지나지 자꾸 쳐졌다. 월두 씨 일행은 걸으며 밥을 먹고 물을 마셔가며 걸음을 서둘렀고 긴 다리로 휘적휘적 걷는 낙타의 걸음은 종종걸음을 쳐야 겨우 따를 수 있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타는 듯 한 더위. 주저앉고 싶은 다리를 이끌고 그들의 여정을 따랐다.

그렇게 도착한 베르할레. 월두 씨와 소박한 저녁을 함께 하고 쏟아질 듯한 별을 보며 누웠으나 한밤중이 돼도 기온이 38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예고편에 불과했다. 다음날 소금사막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하메들라(Hamedela)에 도착하자 한낮의 기온은 52도. 아무리 둘러봐도 주위에서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를 구경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그들을 따라 새벽 5시부터 시작된 소금 광산행. 타는 듯 한 더위 속에서 쪼그려 앉아 온몸으로 햇볕을 맞으면 소금을 캐고 나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할 정도다. 그러나 정작 소금을 캐고 싣는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 하는 이 일이 행복하고 좋다며 기쁘게 환경을 받아들인다.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가 빛나는 이들의 험하지만 희망찬 여정에 동행한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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