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모임인 ‘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광장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집회를 벌인 뒤 서울시교육청을 향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아이들을 희생양 삼지 마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냐.”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이틀 앞둔 26일 서울 자사고 학부모들이 ‘자사고·외고 폐지’에 반대하며 이 같은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서울 자사고 학부모 모임인 ‘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집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주최 측 추산 2,000여명(경찰 추산 1,500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에서 연합회는 “학부모와 학생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일방적 자사고 폐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부모와 대화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치적 진영논리를 앞세워 아이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라”며 “자사고를 폐지하면 강남 8학군 부활과 하향 평준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보신각에서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면서 강북삼성병원에서 교육청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학부모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날 나온 ‘내로남불’ 피켓은 조 교육감의 아들이 외국어고를 졸업한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자사고 3곳과 외고 1곳, 국제중 1곳 등 5개 학교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또 29일 예정된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가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수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은 이날 집회와 관련해 “28일 예정된 재지정 평가는 자사고 외고 폐지 방침과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자사고가 공교육 정상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중앙정부가 법제도 정비로 해결할 문제이며 서울시교육청도 그에 맞춰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