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드레싱 효과 + IT주 신고가'...코스피 거침없는 하이킥

외인·기관, IT주 쌍끌이...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급등
2,388로 사상 최고가..."2분기 실적시즌 맞아 더 오를 것"

코스피가 전일 대비 10.06포인트(0.42%) 오른 2,388.66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2,400시대에 바짝 다가섰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390선까지 뚫으며 장중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동시에 갈아치웠다. 반기 말을 맞아 펀드매니저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대형주를 사고파는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 효과에 외인의 러브콜을 받은 정보기술(IT)주의 상승세가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LG이노텍(011070) 등 IT 대표주들은 이날 일제히 52주 신고가로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2·4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꾸준히 실적 추정치가 올라가고 있는 IT 업종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06포인트(0.42%) 오른 2,388.66에 거래를 마치며 11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 9일 기록한 2,381.69였다. 이날 장중 한때 2,390.70까지 오르며 지난 14일(2,387.29) 이후 14거래일 만에 장중 최고가도 경신했다. 지수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이 IT 업종을 집중 순매수하며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SDI(006400)(294억원), 삼성전기(009150)(243억원), SK하이닉스(201억원) 순으로 사들였고 기관은 전체적인 ‘팔자’ 기조 속에서도 LG이노텍·삼성SDI 등을 순매수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나흘 만에 240만원대를 회복했고 장중 한때 241만8,000원까지 올라 장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와 LG이노텍도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특히 결산기인 반기 말 종료를 앞두고 펀드매니저들이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매한 덕분에 지수가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전체의 3분의1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IT 등 대형주 위주로 윈도 드레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윈도 드레싱이 끝난 후 7월까지도 상승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4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코스피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초 삼성전자의 2·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프리어닝시즌이 개막한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월까지 나타난 수출지표로 볼 때 2·4분기 코스피 매출은 매우 좋은 수치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1·4분기에서 뚜렷하지 않았던 매출 회복이 보다 뚜렷한 개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2·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2% 증가한 444조6,497억원, 영업이익은 19.56% 늘어난 44조9,541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2·4분기 실적 시즌도 IT 업종이 주도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4분기 실적 발표가 예상치를 웃돈 경우는 한 번에 불과하다”며 “이런 면에서 올 2·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의 핵심은 IT 업종의 대표주가 어떤 성과를 기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기·전자 업종의 2·4분기 영업이익은 18조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8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정치는 한 달 전 대비 1.52% 늘어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대표주의 실적 상향 추세가 두드러진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인 13조원을 충족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출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319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5월 수출 증가율이 10%로 둔화되며 수출 우려를 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1% 증가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수출은 철저하게 IT 업종, 특히 반도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시장 방향성과 관계없이 IT 업종의 주도권이 상실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IT 업종과 여타 업종 간의 차별화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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