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의 자율주행차사업 부문인 웨이모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렌터카 업체 애비스버짓그룹과 테스트용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미니밴 수백 대를 수년간 서비스하고 관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도 캘리포니아 차량국(DMV) 데이터를 인용해 애플이 또 다른 렌터카 업체 허츠글로벌홀딩스의 자회사 돈렌에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렉서스 RX450h 모델을 임대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율주행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매우 중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뛰어든 구글·애플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과 렌터카 업계의 협업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자율주행기술과 차량공유 서비스 접목은 포드·도요타 등 완성차 제조업체와 우버·리프트 등 차량공유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고 진행돼왔다.
이번 제휴는 차량공유 업체들이나 완성차 제조 업체들이 우위를 차지해온 차량 관리·정비 네트워크 및 고객 관련 정보 분야에서 구글과 애플이 순식간에 기존 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렌터카 업체들은 IT 업체인 구글과 애플이 보유하지 못한 거미줄 같은 차량 네트워크 및 고객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알파벳과 손잡은 애비스의 경우 전 세계에 1만1,000여곳의 거점을 가졌으며 접근성을 바탕으로 하루 중 원하는 시간대에만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시간제 렌터카 서비스 ‘집카(Zipcar)’ 회원 1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IT 업계와 렌터카 업계의 발 빠른 합종연횡은 특히 자율주행기술을 결합한 ‘온디맨드(on demand)’ 차량공유 서비스 비용을 크게 낮춤으로써 관련 서비스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별도의 운전자를 고용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차 공유 및 대여 서비스 확산으로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차량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차량을 구매해 소유하려는 방식에서 차량을 공유·대여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차량이용 행태를 바꿔놓음으로써 완성차·택시 및 운송·렌터카 등 다양한 업계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존 크래프칙 웨이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양측이 모두 얻을 게 있다면 협력관계는 아주 빨리 결성된다”며 IT 업계와 렌터카 업계의 협업이 ‘윈윈(win-win)’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애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14.15%나 뛰어오른 주당 27.67달러에 마감해 웨이모와의 협업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애플과 손잡은 허츠글로벌홀딩스 주가도 이날 주당 8.88달러로 2.07% 상승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