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 재판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3차분 업무 수첩’ 7권 사본이 추가로 제출됐다. 27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서 추가분 수첩 7권의 확보 경위를 설명하며 재판부에 증거 채택을 요청했다.


안 전 수석의 보좌관 김모씨는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1기 수사 당시 수첩 17권이 압수되자 자신이 보관하던 다른 46권의 수첩 내용을 확보해 두기 위해 이를 청와대에서 복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그 중 39권의 원본을 제출했고, 사본 중 한 부를 안 전 수석의 변호인에게, 나머지 사본 한 부는 자신이 보관했다.

김 전 보좌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2기 수사가 시작되자 46권의 사본을 냈다. 변호인도 특검에 제출하지 않은 7권의 사본을 검찰에 제출했다. 다만 3차로 제출한 수첩 7권의 원본은 확보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검찰은 “김 전 보좌관을 상대로 사본을 보관한 경위, 사본만 제출한 경위 등을 확인 했다”며 “안 전 수석을 불러 46권의 내용이 자필로 쓴 것이 맞고, 자신이 쓰지 않은 내용이 임의로 기재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사자를 통해 사본과 진본이 같다고 확인했으니 증거로 채택해 달라는 의미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원본이 없는데 어떻게 사본이 진짜인지 알 수 있냐”며 증거 채택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들어본 후 증거 채택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