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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여중고 재학생인 대회 참가자들은 과거 여자라는 이유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이들이다. 팝송 대회 참가자들은 늦깎이 학생이 된 사연만큼이나 팝송 대회에 참가한 사연도 남달랐다.
최고령 참가자인 이한애(67·중2 과정)씨는 곧 결혼하는 셋째 딸에게 엄마가 들려주는 팝송을 선물하고 싶어 무대에 올랐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하경자(55·고1 과정)씨는 대학축제 무대에서 팝송을 부르는 꿈을 꿔왔고 예비 무대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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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서 팝송 경연대회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주부 학생들의 응원도 뜨거웠다. 같은 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언니·동생들이 무대에 오르자 준비한 현수막을 펼치고 풍선을 흔들며 응원하는 등 공연장의 열기는 참가자와 800여 관객들로 뜨거웠다.
이번 대회는 참가팀들 간의 경쟁이 아닌 축제의 장이 되게 하기 위해 낙선 팀 없이 모든 팀에 대상(2팀), 최우수상(2팀), 우수상(4팀), 장려상(7팀) 등이 골고루 주어졌다.
미국 가수 폴 앵카의 ‘다이애나’를 불러 장려상을 받은 이경옥(57·고1 과정)씨는 “평소 트로트만 부르다 팝송 한 곡 제대로 불러보고 싶은 마음에 연습을 해 대회에 참가했다”며 “이번 팝송 경연대회는 내 인생 최고의 무대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2년제 학력인정 학교인 일성여중고에서는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배움의 즐거움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지난 1952년 야학으로 개교한 이 학교는 현재까지 5만4,32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