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사진)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이 남해안 바닷모래 채취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지난 2월,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650만㎡ 규모의 채취를 허가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어민의 반발로 최종결정은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채취에 찬성하는 국토교통부와 마찰이 예상된다.
28일 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열어 “올해 초 남해안에서 연간 650㎡의 모래 채취를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 등 기존에 있던 것도 처음부터 고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바다는 무주공산처럼 먼저 파헤치는 게 임자였는데 그러면 곤란하다”며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조사가 선행되고 그 바탕 위에서 모래를 팔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닷모래 채취가 안 되면 건설 대란이 온다고 이야기하는데 건설공사 원가 중 모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비용이 좀 더 들어도 공사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베트남 등에서 수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편한 사이이므로 큰 틀의 원칙을 공유하면서 대체모래를 어떻게 확보할지 등을 (함께)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해양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공감하고 지지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비서실에 해양비서관이 없어진 후 국가해양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관련 업계에서는 계속 제기돼왔다. 김 장관은 해운산업 강화방안을 오는 7월 말까지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과제를 확정한 후 7월 말까지는 구체적 실행계획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도 국민의 먹거리 불안감이 있으므로 유지할 뜻을 밝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는 후쿠시마 주변 8개 현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고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을 제소한 상태다.
해수부 복수차관제 도입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긍정적이었지만 비서실에서 반대해 추진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해수부 차관을 증설하고 싶어 했다”며 “비서실장·정책실장·인사수석·행정자치부 모두 반대해 추진이 안 됐다”고 말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