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인 “양국 경제동맹 굳건히” … 韓 기업 향후 5년간 128억달러 대미 투자

워싱턴서 한미 비즈니스 서밋 개최…양국 경제인 250여명 참석
박용만 회장 “굳건한 경제동맹 바탕 새로운 발전 토대 마련되길”
삼성·현대차·LG등 공장 설립·설비 확충에 14조6,000억원 투자
중견·중소기업은 바이오·초소형 센서등 첨단 신산업 분야 투자
SK·GS·한진, 미국산 에너지·항공기등 224억달러 규모 구매
알래스카 인프라 사업·북미 셰일가스등 에너지·인프라 사업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동반자입니다. 양국간 경제동맹을 굳건히 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갑시다.”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첫 만남을 갖고 양국 간 경제동맹 강화를 다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단은 향후 5년 간 미국에 총 128억달러(한화 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또 224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와 항공기를 구매하고 알래스카 인프라 사업과 북미 셰일가스 등 에너지·인프라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한미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양국 경제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민간 주최의 경제인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 한미 비즈니스 서밋이 처음이다.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는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허창수 GS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방미 경제인단 52명 전원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토마스 도나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회장,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존 라이스 GE 부회장,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빌 워커 알래스카 주지사 등 미국 정·재계 대표 17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양국간 굳건한 경제 동맹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미래정보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을 다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미국은 ‘한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해왔고, 한국의 미래 또한 함께 열어 갈 ‘가장 중요한 동반자’”라고 평가하면서 “내일 양국 정상 간의 첫 만남을 앞두고 양국 경제인들의 바람을 담아서 ‘경제동맹’을 굳건히 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토대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한국과 미국상의 모두 95% 이상의 회원사가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며 “양국 간 협력의 저변을 오늘 자리에 함께한 새로운 강소기업을 비롯해 대기업부터 중견, 중소기업까지 광범위하게 확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D.C=연합뉴스
대한상의는 이날 방미 경제인단의 주요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52개 기업은 오는 2021년까지 향후 5년 간 미국시장에 총 128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달러를 투자해 가전공장을 짓는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소재한 반도체 공장에도 2020년까지 15억달러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LG전자는 2019년까지 테네시주에 2억5,000달러를 투자해 연면적 7만7,000㎡ 규모의 가전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향후 이 공장에서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뉴저지주에 3억달러를 투자해 2019년까지 신사옥을 건립해 LG전자, LG생활건강, LG CNS 등 계열사 임직원 1,000여명을 입주시킨다.


SK는 향후 5년간 에너지 분야 등에 최대 44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SK는 현재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에서 셰일가스 개발 및 LNG 생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SK는 28일 미국 GE와 컨티넨탈 리소스와 셰일가스 E&P(탐사 및 생산) 분야 투자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5년간 총 31억달러 투자계획을 밝힌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개발, 신차·신엔진 개발 등 분야에 투자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에 나선다.

두산그룹은 미국 자회사인 두산 밥캣과 두산퓨얼셀아메리카 등을 통해 현지 공장 증설 및 차세대 제품 개발, 연료전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R&D 투자에 총 7억9,000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가스터빈 서비스·부품 제작 미국 업체 인수, 연료전지 PPA(전력판매계약) 사업을 위한 파이낸싱 협력 MOU 2건도 체결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부문 생산공장 신규 증설과 CJ대한통운, CJ CGV 등 계열사의 현지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총 10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CJ는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연계해 우리 한식에 대한 홍보도 확대할 계획이다.

LS그룹은 총 3억2,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남부에 4,00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 전장관련 부품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권선 및 통신 케이블을 생산하는 미국 내 계열사 슈피리어 에섹스의 설비·R&D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케이블 등 인프라 시장 수요확대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GS그룹은 GS건설이 실리콘밸리 주택단지 재건축사업에 1,000만달러를 투자하고, 한진그룹은 LA화물터미널 개보수에 7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 주요 기업 간담회에 참석, 발언을 듣고 있다./워싱턴D.C=연합뉴스
크루셜텍과 데이터스트림즈, 엑시콘 등 중견·중소기업은 첨단 신산업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미국시장에 모바일 지문인식 모듈을 수출하고 있는 크루셜텍은 4중 복합 생체인식 출입시스템 개발에 6,500만달러를 투자한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데이터스트림즈는 현지 법인 설치와 영업, 기술지원 사무소 운영 및 사업확장을 위해 3,7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검사장비·다층 세라믹 기판을 생산하는 엑시콘은 세라믹 및 초소형 센서 관련 미국현지 연구소와 생산시설 건설에 총 6,000만달러를 투자한다.

의료 바이오 분야기업들은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한다. 미국 달라스 공장에서 건강기능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뉴트리바이오텍은 향후 생산설비 증설에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오스템임플란트는 미국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현지 법인의 생산시설 확충과 영업조직 강화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다. 자동차용 연료펌프를 생산하고 있는 대화연료펌프는 차세대 소형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및 양산에 7천만달러를, 효림산업은 미국현지공장 신설에 2,300만달러를 투자한다.

이 같은 공장 증설 및 설비 투자 외에 기업들은 LNG·LPG 등 청정에너지, 항공기 등 약 5년간 224억달러 규모의 구매계획도 밝혔다.

SK는 2020년부터 미국산 LNG, LPG를 신규 도입한다. 규모는 매년 18억달러(최대 35억달러) 수준일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40만 배럴(약 1억1,800만달러) 규모의 원유를 도입할 예정이며, 자회사인 GS EPS를 통해 셰일가스를 2019년부터 향후 20년 간 연 60만톤(약 2억2,000만달러)을 직접 수입할 계획이다. LS도 전기동 원료인 동정광과 LPG를 33억5,000만달러 규모로 구매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오는 2023년까지 102억달러에 달하는 보잉항공기 50대를 추가로 구매해 노선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공기업과 중견·중소기업들은 미국 기업과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LNG 사업 및 인프라 사업에 대해 총 3건의 공동조사 협력 MOU를 체결했다. AGDC(알래스카 가스개발공사)와는 알래스카 인프라 사업타당성 공동연구, 에너지 트렌스퍼와 레이크챨스 LNG 사업 검토조사, 엑손모빌과 북미 셰일가스 연계사업 조사협력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효림산업은 베니&어소시에이츠와 현지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달리윅스는 프리웨이브사와의 기술협력 및 스마트팩토리 시장 확대 관련 MOU를 체결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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