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라면은 농심(004370)의 신라면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민 간식인 ‘컵라면’은 사정이 다르다. 편의점 자체제작(PB) 라면들이 라면 업계의 전통 강호들을 제치고 매출 상위를 점령하는 하는 한편 지난 한해를 풍미한 중화풍 라면들은 자취를 감췄다.
29일 편의점 GS25가 올 들어 6월 25일까지 컵라면 판매 순위를 분석한 결과 1위는 자체 PB 제품인 ‘유어스 오모리 김치찌개라면’이 차지했다. 이 컵라면은 2015년부터 3년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젊은 층이나 1인 가구가 많이 이용하는 편의점 특성상 라면 매출의 80%가 컵라면일 정도로 비중이 높다. 편의점 컵라면 매출이 곧 인기 제품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판매 10위 권에는 ‘유어스 오모리부대찌개라면(5위)’, ‘유어스 오모리참치찌개라면(7위)’, ‘유어스 홍라면(10위)’ 등 4개 PB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 GS25 관계자는 “전체 라면에서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12%에서 6월 현재 약 23%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2위 자리를 지켜온 농심 육개장 사발면은 올해 ‘매운맛’ 열풍을 불러온 ‘삼양 불닭볶음면’에 자리를 내줬고 2015년부터 꾸준히 10위 안에 올랐던 농심 ‘신라면 큰사발’은 올해 상반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겪었다. 이 외에 10위 권 안에 든 제품은 ‘팔도 왕뚜껑(4위)’, ‘오뚜기 참깨라면(6위)’, ‘농심 튀긴우동큰사발(8위)’ 등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2015년과 2016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중화풍 컵 라면들이 10위권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이다. 2015년에는 ‘유어스 공화춘삼선짬뽕’과 ‘유어스 공화춘아주매운짬뽕’이 각각 7·8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오뚜기 진짬뽕’, ‘유어스공화춘삼선짬뽕’이 각각 6·10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단 한 제품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봉지라면은 신라면이나 삼양라면 등 전통 강호가 확실한 반면 컵라면은 절대 강자가 없는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컵라면은 젊은 층이 많이 찾기 때문에 유행을 얼마나 빠르게 제품에 적용하는지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