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전국 ‘냉국’ 맛기행…고사리머윗대냉국·우무콩국·오이냉국·과일냉국



29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이토록 냉국이 생각나는 순간’ 편이 전파를 탄다.

▲ 지리산 즐거운 3대 가족의 산골밥상

지리산 해발 700m의 달궁마을에는 박영엽 씨네 3대가족이 산다. 요즘 한창 고사리 수확철, 온 가족이 밭으로 나와 고사리를 캔다. 땀 흘려 일한 다음에는 생각나는 것은 역시 시원한 냉국! 들깨 갈은 물에 고사리와 머윗대를 넣고 만든 고사리머윗대냉국은 지리산에서 먹을 수 있는 별미이다. 손자, 손녀가 채취한 다슬기로 만든 냉국도 상 위에 올린다.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술 드신 다음 날이면 박영엽 씨는 항상 다슬기 냉국을 대접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들어 누운 남편 때문에 시집살이와 살림살이 모두 고됐다는 박영엽 씨. 힘든 세월은 모두 지나가고 건강을 되찾아 남편, 곁을 지켜주는 막내아들 상용 씨와 손주들 덕분에 몸도 마음도 든든하다. 3대가 함께 모여 즐기는 시원한 밥상까지, 더불어 사는 삶이 행복하다.

▲ 통영의 여름철 별미, 우무밥상

바다가 아름다운 도시 통영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우뭇가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물이 빠질 때를 기다려 현숙 씨와 친구들도 바다로 나와 우뭇가사리를 뜯는다. 우뭇가사리를 우무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차례 씻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고된 작업이다. 이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 우무가 완성되면, 콩국에 우무를 넣고 얼음을 동동 띄워 우무콩국을 만든다. 뜨거운 여름, 통영 사람들이 즐기는 여름 별미이다.


우무에 콩고물을 묻혀 우무콩떡도 만들고 전도 부친다. 우뭇가사리가 많은 멍게 양식장에서 덤으로 따온 청각에 홍합을 다져 넣고 만든 서치도 곁들이면 시원한 여름 밥상 완성! 무더운 여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시원한 밥상을 나누니 올 여름 더위는 거뜬히 날 듯하다.

▲ 냉국의 대표주자, 구례의 오이냉국

냉국은 예부터 한국인의 밥상에 많이 올랐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냉국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는데, 냉국 중에 오이냉국이 제일 좋다는 기록도 있다. 전남 구례에서 취청오이를 재배하는 최석환 씨 부부.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오이가 하룻밤 사이에 쑥쑥 커버려서 하루도 작업을 쉴 수가 없다. 작열하는 태양에 비닐하우스 안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후덥지근하다.

그럴 때 갓 딴 오이를 송송 썰어 넣은 오이냉국 한 그릇 들이키면 더위가 싹 가신다. 새파란 오이들 사이로 늙은 오이, 노각도 고개를 내민다. 들깨물에 노각을 썰어 넣고 전라도 식으로 만든 들깨노각냉국은 오이냉국과는 또 다른 구수한 맛을 낸다. 취청오이와 노각으로 차려진 오이밥상, 땀 흘려 일한 최석한 씨 부부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한 상이다.

▲ 사찰의 냉국 밥상, 청주 월명사

충북 청주에 위치한 작은 사찰 월명사. 이곳에는 네 명의 비구니스님들이 살고 있다. 무성하게 자란 잡풀을 뽑고 고춧대까지 박고 나니 생각나는 시원한 냉국 한 그릇. 지견스님이 오늘 힘쓰신 큰스님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속을 파낸 참외와 수박의 껍질 부분을 곱게 채 썰어 생된장 푼 채수에 넣고 참외수박냉국을 만든다. 여름철 사찰에서 즐겨먹는 과일냉국이다.

지난겨울에 소금과 고추씨에 담가둔 짠무를 꺼내 썰어 넣고 물을 부으면 짠무냉국도 완성이다. 호박을 넣어 만든 호박만두와 구운 가지에 새싹 채소를 넣고 돌돌 말은 가지구이도 사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름음식, 제철 채소와 과일을 사용한 사찰의 여름밥상이 시원하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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