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국 설립 꿈꾸는 기재부, 미래전략국 내 TF부터 만든다

내주 발족…팀장에 국장급 인사
일각선 "조직만 늘린 행정 낭비"

기획재정부가 조직 안에 ‘일자리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 팀장으로 국장급 인사를 앉히며 중장기적으로 ‘일자리국(가칭)’을 설립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정부 내 일자리 관련 조직만 늘린다고 고용여건이 개선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또 이미 거대 부처인 고용노동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청와대 내 일자리수석실 등 전담 조직이 있어 행정 비효율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기재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김동연 기재부 장관 겸 부총리의 지시로 다음주 중 미래경제전략국 내 일자리TF를 새롭게 만들 예정이다. 초대 팀장은 미래국 전 총괄과장을 맡았던 박일영 국장(행정고시 36회)이 맡는다. 박 국장은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시니어 어드바이저로 6월 말로 임기가 끝난다. 기재부는 일단 TF로 조직을 신설한 후 당분간 비공식 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일자리국을 세우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하며 일자리 확충에 높은 관심을 보인 데 따른 조치다. 기재부가 경제 선임부처인 만큼 책임지고 고용시장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집무실에 실업률·청년실업률·취업자 증감분 등을 보여주는 상황판을 설치했다. 11조2,000억원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고 청와대 직제 개편으로 일자리수석실도 새롭게 만들었다.

다만 일자리는 직접적인 전담 조직을 만들기보다 결국 경제 파이를 키우고 민간기업의 신규채용 심리를 풀어줘야 해결되는 문제여서 기재부 내 일자리TF 신설이 결실을 보일지는 미지수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민간기업의 경우 고용 부문에 대해 간섭하는 ‘시어머니’가 청와대 일자리수석실·일자리위원회·고용노동부에 한 곳이 추가돼 행정 피로도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세종=이태규·김정곤기자 classic@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