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보험사기특별조사반(SIU)이 한 자리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KB손해보험
‘뛰는’ 보험사기범을 잡는 ‘나는’ 전문가 집단으로 불리는 팀이 있다. 지난해에만 보험사기를 1,760건 제보를 받아 53억원 규모를 적발했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보험사기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보험사들과 사법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보험사기 조사 분야에서 족집게 감별사로 주목받는 팀이 있다. 그 주인공은 보험사기를 사전에 인지하고 금융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바로 KB손해보험의 보험사기특별조사반(SIU, Special Investigation Unit)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무려 7,000억원대로 역대 최고치다. 보험사기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합친 사기금액은 2014년 5,997억원에서 2015년 6,54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9.7% 증가한 7,185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1인당 평균 사기금액도 870만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11.5%나 증가했다. 그만큼 보험사기에 대한 예방이 보험사의 실력이 되는 시대인 셈이다.
KB손보 SIU팀의 경쟁력은 탄탄한 구성원에서 나온다. 2001년 신설된 이래 현재 검찰, 경찰 수사관 출신의 31명의 조사실장, 분석스태프를 포함해 43명이 소속돼 있다. 업계에서는 그야말로 천하무적팀으로 통한다. 이들은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와 예방활동, 대내외 방지교육, 대외기관과의 협업, 할증보험료 환급 그리고 보험사기인지시스템(FDS) 전산고도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SIU부는 보험사기 조사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신상품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 보다 적극적인 보험사기 예방에 나서고 있다. 신상품 개발 시 보험사기 영향평가 실시를 통해 보험사기 유발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를 통해 보험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아울러 상품개발, 인수, 보험금 지급부서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 방지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해 사기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KB손보는 2009년 12월 모집종사자의 보험사기 방지기준을 사규로 제정하고 사내 보험사기 제재심의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모집종사자의 보험사기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관련 법령을 준수하도록 해 선의의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나날이 지능화되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KB손보는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보험 모집인의 보험사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고객을 보호하는 첫 관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내적으로는 전문조사 인력, 보상직원, 사고접수직원, 보험 모집인 등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보험사기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업계에서 유일하게 경찰교육원의 외래교수로 선정된 조사실장이 보험사기조사기법과 적발 사례 등을 전국의 교통범죄수사팀 수사관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를 수강한 수사관도 1,000여 명에 달한다. KB손보는 사내 교육뿐만 아니라 KB손보의 교육이 입소문을 타면서 금융감독원, 보험협회 주관 보험범죄아카데미 교육에도 초빙돼 보험사기 방지 교육을 하고 있다.
KB손해보험 SIU부의 보험사기 파수꾼으로서의 실적은 화려하다. SIU부는 60억 원 규모의 고액 사망보험금을 가입하고 고의로 터널 벽을 충격해 탑승객들이 사망한 사고에 대해 공학분석과 사고영상분석을 통해 대법원 최종심에서 고의자살임을 확정하기도 했다. 대법원 최종심에서 결정을 뒤집은 첫 사례였다. 또 사무장병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기존의 의료법 위반과 함께 자동차보험 치료비 청구 등을 사기죄로 판별하기도 했다. KB손보 관계자는 “KB손보는 포렌식 수사와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 과학적 조사를 동원해 고의사고 여부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기법을 전파해 업계와 수사기관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보험사기가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현지 조사를 강화해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KB손보의 보험사기에 대한 열정은 상훈에서도 증명된다. KB손보는 2016년 도입된 보험조사분석사 자격시험에 2회 연속으로 업계 최다 합격자를 배출했다. SIU부서원 대부분이 일당백의 지식을 겸비하면서 정확한 보험사기 조사가 가능해지게 된 셈이다.
KB손보 SIU부 관계자는 “조직적이고 전문화된 보험사기로부터 선량한 고객들이 연루되지 않도록 불법행위를 유도하는 정비업체, 렌터카 그리고 의료기관에 대한 이상징후를 면밀히 분석하고 조사를 강화토록 할 예정”이라며 “음성인식 솔루션인 STT(Speech To Text)를 기존의 FDS(사기인지시스템)에적용해 사고접수단계부터 보험사기 인지를 향상하도록 전산을 고도화하여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