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되는 KBS1 ‘KBS스페셜’에서는 ‘코란, 1,400년의 전쟁’ 제2부 ‘히잡, 진실’ 편이 전파를 탄다.
▲ 무슬림에 대한 역테러, 혐오범죄의 실상
2016년 2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이슬람교도를 노린 총격 사건이 발생해 세 명이 숨졌다. 그해 8월에는 예배를 드리고 모스크에서 나오던 이맘(이슬람 사제)과 수행인이 총격을 받고 쓰러졌다. 곧 검거된 범인은 테러를 자행했던 이슬람 세력을 제거하려 했다는 범행 동기를 밝혔다.
이민자들의 나라이자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신성시하는 미국에서 이슬람을 향한 차별과 모욕이 빈번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주 만에 급진 테러리스트를 막겠다며 ‘테러 위험 국가’ 출신 난민에 대한 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슬람이 테러리즘의 근원이라는 사회 통념과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혐오범죄에 노출된 무슬림들은 거리, 학교, 일터에서 언제 범죄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을 견디며 살고 있다.
▲ 히잡, 혐오의 표적이자 변화의 지표
반무슬림 정서의 표적이 되는 것은 히잡이다. 히잡을 쓴 여성을 공공장소에서 모욕, 조롱하거나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는 행위가 빈번히 일어난다. 또한, 히잡, 부르카, 니캅 등 여성의 신체를 가리는 것이 여성인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제작진은 일반 무슬림들과 전문가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코란은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는가. 히잡은 젠더평등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성차별적 도구인가.
무슬림 사회는 전통적인 샤리아법과 시대의 변화 사이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길거리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젊은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히잡 착용을 관습으로 유지하려는 사회적 압박과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한편,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도 결혼과 성에 대한 논의가 종교 외의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집트에는 결혼 생활, 이혼에 대한 고민을 다루는 여성 가족 문제 상담소가 있으며, 이혼문제를 상담해주는 인터넷 상담소도 운영되고 있다.
혁명 이후 외부문물에 폐쇄적인 국가였던 이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제작진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이 지점에서 연애와 결혼을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취재했다. 더불어 저명한 종교지도자, 코란 학자, 작가 등 전문가들에게 히잡으로 상징되는 여성 인권이 코란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코란 구절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하는지를 물었다.
▲ 무슬림 청년들의 도전
2002년 미국이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래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던 양국 관계가 경제제재 해제조치로 풀렸다. 하지만 이란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지 카페에서 다양한 전공, 직업을 가진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침체한 경제 상황과 잇따른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다. 자신의 적성과 실력으로 꿈만을 좇아가기 힘든 상황. 청년들은 기도 및 신앙생활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라고 선을 그으면서, 더 적극적인 사회적, 경제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새로운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금주 국가이지만 카페와 클럽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라마단 기간에도 금식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창업을 구상하는 가운데 스타트업 회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제작진은 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무슬림 청년들의 열띤 도전을 취재했다.
▲ 공존에 대한 의지, 그리고 희망
‘전 세계에 만연한 무지, 오만과 싸우고 싶다. 무슬림이 융화되지 않고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통념을 물리치고 싶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내 무슬림의 숫자가 지난해 300만여 명, 2050년까지 81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정치, 경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성공한 무슬림의 수도 상당하다. 무슬림에 덧씌워진 각종 이미지와 편견을 걷고 사회구성원으로서 그들을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