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지금의 관객이 공감할 창작 오페라 ‘비행사’...세종 카메라타 오페라 리딩공연

조정일 작가의 연극 <달의 뒤쪽>이 나실인 작곡가를 만나 오페라 <비행사>로 변신했다. <세종 카메라타 오페라 리딩공연 세 번째 이야기> 선정작으로 단 1회 관객들을 만난다.

29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5층 종합연습실 무대에 오를 오페라 <비행사>는 전쟁 후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절망에 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언젠가 전쟁이 모두 끝나면 농사지을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아비와 살림을 다스리고픈 어미, 전설에 빠져 달을 따고 싶은 아이와 애인을 그리워하는 처녀가 등장인물이다. 어느 날 우연히 마을에 비행사가 추락하고, 사람들은 그를 통해 바깥세상과의 소통을 꿈꾸며 희망을 품게 되지만 바람과 달리 슬픈 끝을 맞이한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인물들의 작은 소망에 집중한 다채로운 선율이 돋보이는 오페라 <비행사>의 작곡가 나실인은 “부르기 쉽고 재미있는 노래들을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고 한다. 작곡가 나실인은 등장인물 각자의 작은 소망에 초점을 맞춰 작곡했다. 마을 사람들의 희망은 서정적인 선율로, 반면 사람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비행사의 욕망은 폭력적인 선율로 표현하는 식이다.

마을 사람들 고하, 아비, 어미, 할미의 소망은 각자 자신의 아리아를 통해 서정적인 선율로 표현된다. 새처럼 날아 달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는 “고하”, 다시 파종할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아비”, 전쟁에 나간 아들 누란이가 살아 돌아오길 오매불망 기다리는 “어미”, 그 누란이가 틀니를 구해오길 기다리는 “할미”. 소망을 넘어, 욕망의 화신 “비행사”의 감정 기복이 심한 성격은 가장 넓은 음역대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 상황을 묵묵히 참고 버티는 누란의 약혼녀 “수하”는 자신의 아리아가 없는 대신, 모든 등장인물들과 2중창을 부르며 서로의 소망 혹은 욕망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수하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다.


인물 각각의 소망의 노래 후에는 극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해가는 음악을 선보인다. 갈등하다 소멸하는 소리도 있고, 끝까지 살아남는 소리도 있다.음악이 극의 호흡과 속도를 충분히 따라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음악장르를 적절하게 혼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는 작곡가 나실인은 “쉽고 직관적인 음악을 쓰고자 노력했고, 부르기 쉽고 재미있는 노래들을 만드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고 밝혔다.

<세종 카메라타 오페라 리딩공연 세 번째 이야기>은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6월 29일(목)부터 30일(금)까지 한국어로 된 창작 오페라 네 편을 선보이는 자리. 29일(목) 오후 3시에 <달나라 연속극>을 시작으로 같은 날 저녁 7시에 <비행사>, 30일(금) 오후 3시에 <텃밭킬러>, 저녁 7시에 <마녀> 순으로 진행한다. Sop. 정지원, 임수주, 윤성회, 장지애, 윤정인, 정주희, 김민형

M.Sop. 김보혜, 최혜영, 신민정/ Ten. 최보한, 노성훈, 김현호, 유지효, 양인준, 김동욱, Bar. 이혁, 장철, 염경묵, 유영은, 황규태 / Bass Bar. 전태현 / Bass 엄주천이 함께한다.

리딩공연은 피아노 반주와 함께 이뤄지며 지휘자와 호흡을 맞춰 각 배역별로 맡은 성악가들이 노래한다. 지휘에는 양진모, 조정현, 정주현, 이태정이 함께한다. 각 작품마다 리딩공연이 끝나면 극작가, 작곡가와의 대화를 통해 작품에 대한 관객 의견 수렴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