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희 국세청장, 색바랜 가죽 가방 들고 첫 출근

"상속·증여과정 면밀하게 검증"
취임식서 강조…내부개혁도 예고

29일 오전8시30분 세종 국세청 본청. 한승희(사진) 신임 국세청장이 검은색 ‘카니발’에서 내렸다. 첫 출근날 그의 왼손에는 곳곳이 하얗게 바랜 갈색 가죽 ‘샘소나이트’ 가방이 들려 있었다. 한 청장은 대기업 과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취임사에서 대신하겠다”고만 답했다. 1층 현관 앞이 아닌 정문 밖 도로에서 내린 한 청장은 입구까지 60여미터를 직접 걸어 들어갔다.




뒤이어 오전10시에 열린 취임식에서 한 청장은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적인 상속·증여는 그 과정을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는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1차적으로 그 과정부터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고 한 것이다.

한 청장은 또 “과세인프라망을 확충하고 포렌식(Forensic) 등 과학적 조사기법을 활용하겠다”며 “중소납세자에 대해서는 간편조사를 확대해 세무조사로 인한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부개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샘물은 비워야 맑고 깨끗한 물이 다시 채워지듯 지금까지 우리가 추진했던 업무에 대한 깊은 성찰과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잘못된 관행·의식이나 행태를 버려야만 새로운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티스(NTIS) 고도화 등을 통한 납세지원 △고의적 탈세 엄정 대응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 등을 주문했다. 한 청장은 “국민이 신뢰하는 국세청, 국민과 함께하는 공정한 세정을 구현해야 한다”며 “납세자보호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일선 납세자보호조직을 단계적으로 외부에 개방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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