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000 넘을 수 있다"…운용사 CIO "추가 상승 여력 충분" 분석

유가·환율·美시장이 변수
"2,600 쉽지않다" 신중론도



코스피지수가 장중 2,400선을 돌파하며 시장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가, 환율, 미국 시장 등 대외변수는 여전히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직접 시장에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시장의 상승 여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데 한 표를 던졌다. 코스피 3,000시대가 올해 열릴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됐다. 이들 대부분은 중소형주와 정보기술(IT)·금융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와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가장 과감한 전망을 내놨다. 허 대표는 “실적이 코스피를 끌어올리고 있어 하반기에도 상승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이 계속 환매하고 있지만 수급 상황이 좋아진다면 3,000포인트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원 대표도 “외국계 증권사 전망대로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며 3,000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기업실적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데다 한국이 러시아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싼 시장이라는 분석에 바탕을 둔 예측이다.


반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면서도 “올해 곧바로 2,500~2,600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내년께 피부로 와 닿을 만큼 경기·실적개선이 있어야 ‘본게임(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CIO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종목은 중소형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상승세는 삼성전자를 선두로 대형 IT주들이 이끈 만큼 이어지는 상승장은 중소형주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펀더멘털이 좋은 코스닥 기업들이 많다”며 “이미 많이 오른 코스피가 부담스러워지면 코스닥 기업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남권 대표도 “박스권을 돌파하고 시장이 긴 잠에서 깨어나는 중”이라며 “중소형주에 투자할 적기”라고 지적했다. 다만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코스닥은 코스피 전망이 좋지 않을 때 오르는 경향이 크다”며 “2014·2015년처럼 중소형주가 크게 움직이는 장은 올해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종목군을 중소형주로 본다면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여전히 IT·금융 등이 꼽혔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전무는 “펀더멘털, 금리 인상 등을 고려했을 때 IT와 금융업종이 좋다”고 조언했다. 원종준 대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주, IT, 은행·증권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채원 부사장은 “주로 수출업종·경기민감업종인 현재의 주도업종은 피로감을 느낄 때가 됐다”며 “업종이 올라도 관련 종목이 전부 다 오르지는 않는 만큼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개별 종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증권 히트상품인 배당주에 대한 추천도 이어졌다. 허필석 대표는 “유가 하락이 하반기 소재·산업재 업종의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단기적인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장기 투자다. 존 리 대표는 “날씨가 추워졌다고 뿌린 씨를 거두지 않는 것처럼 여유 자금으로 길게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주희·서지혜·김연하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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