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3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일대에 잠실야구장 30개 넓이인 연면적 41만㎡의 거대 지하도시가 생긴다. 지하공간에는 기존 지하철 2호선(삼성역), 9호선(봉은사역)을 포함해 KTX·GTX 등 철도 노선 7개가 지나는 대중교통 복합환승센터와 대규모 상업·공공·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영동대교 일부 구간(480m)은 지하도로화되며 지상에는 서울광장 2.5배(1만6,800㎡) 크기의 대형 광장이 조성된다.

지하공간의 상업시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대규모 상권을 형성하는 한편 지상의 광장은 광화문광장·시청광장처럼 K팝 공연 등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는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일대 부동산시장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29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총 사업비 1조3,067억원이 투입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지하공간의 대중교통 복합환승센터를 지나는 철도노선에는 △KTX(고속철도) 동북부 연장 △GTX-A(동탄~삼성~킨텍스) △GTX-C(금정~의정부)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위례~신사선이 포함된다. 현재 추진 중인 부천 당아래~잠실을 잇는 남북광역급행철도 건설까지 확정되면 복합환승센터를 지나는 철도노선은 8개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영동대로 중앙버스 전용차로의 2023년 시행과 연계해 지상과 지하 1층 사이에 대규모 버스환승정류장이 설치된다. 서울시는 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이 일대가 하루 평균 63만명(버스 18만명, 철도 45만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통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주변 업무용 빌딩을 비롯해 대치동·삼성동 일대 주거시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안성용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차장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및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에 따라 주변 중소형 업무용 빌딩에 현대자동차 협력 업체 등 기업들의 입주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하 6층까지 이어지는 연면적 14만5,000㎡ 공간에 들어서는 상업·공공·문화시설은 인접한 코엑스(16만5,000㎡), GBC(10만㎡)의 지하공간과 연결돼 코엑스에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로 이어지는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인프라로 조성된다. 서울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은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스포츠,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융합된 국제 비즈니스 교류의 핵심 공간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영동대로 지하공간은 주변 삼성역·봉은사역·코엑스·GBC 등 주변 건물들과 보행통로로 연결되고 지상은 광장으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그동안 탄천과 영동대로로 단절돼 있던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연결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완공 목표인 GBC와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공사 기간 중 교통 혼잡, 소음 등의 불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수용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은 “교통환경영향평가 등 사전 심의 과정을 통해 최대한 일정을 분산하면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사업의 추진 일정으로 10월까지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고 2019년 착공해 2023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