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체험을 위해 농촌을 찾은 관광객들/연합뉴스
여행을 즐기는 이영아(32·여)씨는 몇 년 전부터 휴가 때면 어김없이 O2O 숙박앱으로 숙소를 구해 농촌으로 향한다. 이씨가 다녀온 곳은 경북 안동의 전통한옥부터 제주도의 바다가 보이는 펜션, 경기도 양평의 캠핑장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유럽여행 때도 프랑스의 농촌체험형 숙박 네트워크 ‘지트 드 프랑스’를 통해 와이너리를 개조한 숙소나 이탈리아의 농촌민박 ‘아그리투리스모’를 통해 올리브밭 가운데 있는 농가에 묵는다. 이 씨는 “이전에는 농촌 지역이라고 하면 숙소의 청결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앱으로 사진과 이용자들의 후기를 보고 숙소의 상태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데다가 다양한 유형의 숙소를 경험할 수 있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연계형(020) 숙박앱을 이용해 농촌을 찾는 여행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9일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국내 농촌 지역 여행을 한 사람은 외국인을 포함해 총 28만9,400명으로 전년에 비해 194% 증가했다. 전년 대비 148% 성장에 머무른 도시 지역 여행자 성장세를 앞선 수치다. 특히 전라남도는 333%, 경상남도는 300%의 증가율을 보였다.
농촌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건 국내 1위 020 숙박앱 ‘여기어때’도 마찬가지다. 여기어때의 6월 서울지역 매출거래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에 그쳤지만, 강원도는 310%, 경상도는 320% 급증했다.
에어비앤비는 현지인의 방이나 집을 공유하는 숙박공유플랫폼이며, 여기어때는 호텔과 모텔, 호텔·리조트, 펜션, 게스트하우스, 캠핑·글램핑, 한옥 등의 모든 형태의 기존 숙소를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다.
O2O 숙박앱을 통한 농촌 여행이 느는 것은 이전까지 농촌 여행을 망설이게 했던 숙소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농촌 여행 경험이 없는 성인남녀 1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왜 농촌여행을 가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보부족’이라고 답한 사람은 17.5%로 1위를, ‘숙소가 불편하거나 없어서’라고 답한 사람은 9.6%로 3위를 차지했다. 사진과 후기로 농촌 숙소의 청결과 안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 머물 숙소까지 만들어 내는 O2O 숙박앱이 농촌 숙소를 불편하게 느껴왔던 주 이용층인 20대와 30대를 농촌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020 숙박앱을 통한 농촌 여행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국내를 여행한 사람의 50%가 외국인이었으며, 국내에서도 이씨처럼 프랑스 남부나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을 O2O 숙박앱으로 여행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실제 020 숙박앱의 이용빈도가 높은 나라에서 농촌 여행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업계에서는 O2O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재사용률이 높은 만큼 이 같은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지인 집부터, 농촌 민박, 한옥까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O2O 플랫폼이 이용자의 60~70%를 차지하는 20대와 30대를 농촌 지역이 관광을 이끌고 있다”며 “또래 집단 간 영향이 큰 젊은 세대가 주 고객층인 만큼 이 같은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확신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