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분열과 대결 택한 민노총

文 "1년만 시간달라" 무색
"지금 당장" 외치며 총파업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노동계가 결국 대화와 협상보다 총파업이라는 분열과 대결을 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년만 기다려달라”는 호소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10년 만에 인상안을 제시한 사용자 측의 양보에 대해 그들이 던진 메시지는 “지금 당장”이었다.


30일 민주노총은 전국 35개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6만3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가운데 총파업에 나섰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본집회에는 5만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이 세종로사거리와 종로3가를 거쳐 청계3가까지 행진하며 외친 구호는 ‘최저임금 1만원 지금 당장’과 ‘비정규직 철폐 지금 당장’ ‘재벌체제 해체 지금 당장’ 등이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찾은 공공의료연대본부, 전교조, 공무원노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전국여성노조 등 5개 노조의 사전집회와 민주노총 주최 본집회 어디에서도 정부나 경영계가 한발 물러서더라도 당장 수용할 만한 요구사항은 들을 수 없었다. ‘내년부터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의 경우 사용자는 물론 친(親)노동 성향의 새 정부 관료조차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다.

노동계는 자체적으로도 안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등을 마치 재계와 정부가 가로막아 풀지 못하는 것인 양 이율배반적인 요구도 내놓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하청업체 직원을 전부 정규직화하라고 외치는데 그러면 자기들 소속 근로자부터 시작해야 할 것 아니냐”며 “기아자동차 노조가 하청 근로자를 품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 정부가 노동 부문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도 총파업 같은 수단보다 어떻게 정부와 사용자를 설득할지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팀·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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