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대북정책에 있어 공조체제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CNN 역시 “성격이나 정책에서 차이가 있는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서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관측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정상이 안보동맹을 재확인했지만 북측과 대화를 바라는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압박을 강조하며 충분한 인내를 보여주지는 않아 향후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엽협정(FTA) 재협상과 미국산 자동차 수출 확대, 철강 수입 제한 등을 거론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들 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등 무역 문제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북핵 대응과 무역 문제들에 있어서 진짜 과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은 문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즐거움과 근심이 반반이었다”며 “희비가 엇갈렸다”고 평했다. 신경보는 2일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만남에서 우의와 신뢰를 만드는 목표에 다가선 것으로 보이지만 FTA와 방위비 분담에서 이견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CCTV 인터넷판인 앙시망은 북핵 문제에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문 대통령은 압박보다 대화에 좀 더 무게를 둬 두 정상 간 입장에 어느 정도 차이가 엿보였다고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과정에서 “중국과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고 중국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밝힌 데 주목했다.
일본 언론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주고받기식 ‘거래 외교’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미 측이 경제에서 실리를 추구한 반면 안보 분야에서는 한국이 배려를 받았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압박을 강화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남북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며 체면을 세워줬다”고 보도했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