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에 있는 일진다이아몬드 공장에서 이병래 기술 차장이 모양별로 분류한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의 쓰임새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일진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보석의 왕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영롱한 모습에 모두 넋을 잃곤 한다. 하지만 현재 땅속에서 캐내는 다이아몬드의 90% 이상은 쥬얼리가 아닌 공업용으로 쓰인다. 엄청난 강도를 지닌 탓에 금속이나 돌, 유리 등을 자르는 톱이나 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아몬드가 생산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세계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3위를 차지고 있는 업체가 있다. 바로 일진그룹 계열의 일진다이아몬드.
지난 29일 충북 음성에 있는 일진다이아몬드 공장. 성인 남성의 주먹만한 흑연덩이가 대형 프레스기 안으로 들어간다. 이후 1,500도의 열과 5만 기압의 엄청난 압력이 가해진다. 1시간여가 흐른 뒤 흑연덩이 속에서 노란색의 반짝이는 알갱이(그릿)들이 나타났다.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알갱이들은 크기가 0.03~2mm로 다양하다. 방현철 일진다이아몬드 소재사업부 생산관리팀장은 “다이아몬드 알갱이는 흑연 불순물을 제거한 뒤 크기와 모양, 순도별로 최대 500가지로 분류해 고객들이 원하는 정확한 제품을 공급한다”며 “이 과정에서 엄청난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0분의 1mm 정도의 다이아몬드 분말은 재가공해 반도체나 자동차 부품을 정밀하게 자르는 날의 소재로 사용된다.
내년이면 설립 30년을 맞는 일진다이아몬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회사다. 하루 생산량은 200kg 정도.
다이아몬드는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미국 등 40여개국 700개사에 팔려 나간다. 지난해 매출액은 1,084억원으로 이 가운데 85%가 수출이다. 증권업계 따르면 올해는 1,16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진의 전세계 공업용 다이몬드 시장점유율은 20%로 미국의 DI, 남아프리카공화국의 E6에 이어 글로벌 3위다.
최근 공업용 다이아몬드 시장은 태양광 산업의 확대로 수혜를 보고 있다. 쇠줄에 다이아몬드 알갱이를 입혀 금속을 자르는 ‘다이아몬드 와이어(DW)’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 방 팀장은 “반도체나 태양광 패널을 보다 세밀하게 자르는 DW의 수요 증가로 이와 관련한 다이아몬드 매출이 매년 2배 정도씩 급증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진다이아몬드는 기존의 다이아몬드 그릿 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가 DW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일진다이아몬드 관계자는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자동차를 비롯해 항공, 건설, 정유 등 수 많은 산업현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진짜 보석같은 존재”라며 “반도체와 태양광 등 정밀성을 요구하는 첨단소재의 발전과 괘를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