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2일 한미 공동성명 발표가 7시간 가량 지연됐던 일을 떠올리며 “7시간이 마치 7년 같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뒷얘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정상회담에서 해프닝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동성명이 발표된다는 것을 전제로 언론 발표문을 작성했고, 공동성명에 요구사항이 충분히 담겼으니 언론 발표문에는 원론적 언급만 담았다”며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포함한 양국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발표문만으로 기사를 쏟아내는데 공동성명 발표는 계속 늦어졌다. 백악관 측은 비서실장 결재가 늦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며 “공동성명이 안나왔다면 보수언론에서 혹평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고 떠올렸다.
김 의원은 “다행히 7시간이 지나서야 발표가 됐고, 공동성명을 통해 정상회담 성과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공동성명에 대해 “대통령도 높게 평가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며 “그동안 문 대통령이 주장한 남북문제 해결 방안이 거의 모두 성명에 담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의 가능성이 커진 셈”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그만큼 올라갔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물론 숙제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이에 문 대통령은 FTA 이후 상품교역은 한국이 흑자지만 서비스 교역은 미국이 흑자인데다 기업 직접투자까지 포함하면 이익 균형이 맞는다는 점 등을 역설하면서 교역현황을 조사하자는 역제안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북핵 해법 요구는 대부분 포함되고, FTA 등 미국 요구에 대해서는 방어한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배치를 철회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설득했다. 미국 정부뿐 아니라 한반도 전문가까지 공감대를 끌어내 성명에 포함할 필요조차 없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정상회담 분위기도 좋았다고 한다”며 “관심을 끌었던 악수에 이어 파격의 연속이었던 백악관 만찬은 성공적 회담의 신호탄이었다. 보통 회담 뒤에 만찬을 하는데, 이번에는 서먹함을 없애기 위해 만찬을 먼저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황금미 비빔밥 메뉴나 백악관 3층 안내 등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의원간담회와 특파원 간담회 등에서 문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을 보였다”며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빈틈없는 논리나 감성적인 답변을 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정상회담에 대한 높은 평가를 두고도 문 대통령은 그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은 이제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떠나야 한다. 건강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특전사 출신의 강철 체력으로 잘 이겨내겠지만 꼭 휴가를 가야 할 것 같다. 대통령 휴가 보내기 청원이라도 해야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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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