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방사선대는 적도 상공을 중심으로 도넛 모양으로 지구를 감싸고 있다. 초록색 부분은 방사선대의 안쪽벨트이고, 파란색 부분은 방사선대의 바깥벨트이다. 연구팀은 NASA 반 앨런 프루브 위성의 자료를 통해 바깥 벨트의 생성과 유지 원리의 단서를 밝혀냈다. /사진제공=한국천문연구원
태양풍은 지구 자기장에 막혀 지구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 중 일부가 지구 자기력선이 열려 있는 양극 지역을 통해 지구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 때 지구 자기력선에 묶인 일부 저에너지 전자들이 지구의 적도 주변에서 형성하는 도넛 모양의 띠를 지구 방사선대 또는 반앨런대(Van Allen Belt)라고 한다. 지구 방사선대는 방사선 피해를 줄 수 있어 우주환경의 ‘위험지대’로 통하며, 인공위성 궤도는 이 위험 지대를 피하도록 설계된다. 한국천문연구원 황정아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방사선대의 생성과 그 안정된 구조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원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황 박사 연구팀은 NASA의 반 앨런 프루브 위성(VAP)의 관측 자료를 분석해 지구 방사선대에서 특정한 주파수의 정전기 파동을 발견했다. 더불어 이 파동과 1-50keV(킬로전자볼트)의 특정 에너지 영역의 전자들과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입증했다. 이는 지구 방사선대가 오랫동안 현재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지금까지 방사선대 관련한 많은 연구들은 태양활동이 활발할 때 플라즈마 파동과 입자의 상호 작용에 주목해서 입자들의 가속 과정을 설명했다.
반면 황 박사 연구팀은 태양 활동이나 다른 전자기 파동 현상이 거의 관측되지 않는 극소기, 우주 환경이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정전기 파동의 존재를 확인하고, 특정 에너지 영역 전자들과의 상관 관계를 입증했다.
이번 발견은 반 앨런 프루브 위성의 탑재체가 정밀한 고주파의 파동 관측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룬 쾌거이다. 방사선대 생성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 NASA에서는 2012년 반 앨런 프루브 라는 쌍둥이 위성을 발사했고, 이 위성들은 현재까지 방사선대에 상주하며 관측을 계속해오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NASA와 함께 위성 데이터 수신국을 운영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미국 플라즈마 물리학 저널 6월 20일자에 게재됐으며, 미국물리학회 홈페이지에 주목할 만한 과학 논문으로 소개됐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