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결정은 새 정부 들어 모처럼 이뤄진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여간 반갑지 않다. 더욱이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래가 불확실하다며 몸을 사리고 있는 마당에 삼성의 선제 투자는 모처럼 듣는 희소식이다. 삼성전자로서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폭증에 맞춰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확고한 시장 주도권을 굳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본격 가동에 들어간 평택공장은 생산유발 효과가 163조원에 달하고 44만명의 고용창출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을 국내에 재투자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의 바람직한 역할을 제시한 셈이다.
기업의 활발한 투자가 지역 경제는 물론 국민 경제를 풍요롭게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현대중공업이 자리 잡았던 군산의 경우 최근 조선소가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 전반이 휘청이고 있다. 지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조선소 재가동을 호소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것이다. 선진국들이 파격적인 지원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목을 매는 것도 이런 현실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지금이야말로 활발한 투자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적기다. 기업들은 선제 투자가 살길이라는 인식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정부도 과감한 규제 완화와 구조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