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화제는 배우 김수현이 출연한 영화 ‘리얼’이었다. 리얼은 ‘도둑들(2012)’ ‘은밀하게 위대하게(2015)’ 등으로 뛰어난 관객 동원력을 보여줬던 김수현이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개봉 이후 관객들의 반응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뜨거웠다. 상영관을 찾아 영화를 본 관객들은 ‘희대의 망작’이 출연했다며 악평을 쏟아냈다. 클레멘타인(2004),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 7광구(2011) 등 영화 내용이 어려워 비난 받았던 영화들과 비교되기도 했다. 김수현이 지난달 27일 열린 리얼 VIP 시사회에서 “여러분께 영화가 다소 불친절할 수 있습니다”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개봉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악평은 여전하다.
네이버 영화 등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리얼을 본 관객들의 재치 넘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저희 할머니가 이걸 보고 류머티즘 관절염을 극복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영화 내용을 에둘러 비판하는 평부터 ‘시간 가는 줄 알고 봤습니다’ 등의 냉소적인 댓글이 주를 이뤘다. 또 ‘저는 10년째 불면증을 겪고 있습니다. 수면제 없인 잠을 못 잡니다. 처음으로 수면제 없이 상쾌한 잠을 잤습니다. 값비싼 프로포폴 대신 싸고 저렴한 ‘리얼’을 강력 추천합니다’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인 댓글도 눈에 띈다.
서울경제신문 디지털 브랜드 ‘서울경제썸’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옥같은’ 댓글을 모아 영상으로 제작했다. 영화의 내용보다 영화 자체를 희화화한 댓글들이 더 주목받는 역설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리얼은 예매율 5위(5일 네이버 영화 기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작품 내용과 완성도를 떠나 ‘화제성’만큼은 1등인 영화 리얼. 사람들이 댓글을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지 수많은 혹평을 보고도 위험을 무릅쓸 것인지. 리얼의 흥행 스코어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