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두드리는 사람은 50% 정도가 정답을 맞췄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제목을 맞춘 노래는 단 3곡 뿐이다. 정답률이 3%도 안된다. 50% 가량 맞췄을 것이라는 예상률과 3%도 안되는 정답률, 이 차이가 바로 최고경영자(CEO)와 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오류라는 게 이 실험의 요지다.
어느 기업이든 최고경영자(CEO)들은 다양한 비전과 경영이념을 설파한다.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담은 만큼 구성원들이 이를 이해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구성원들에겐 단지 탁자 두드리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그러면 오해가 발생하고 실행에 문제가 생긴다. 개혁이나 경영목표가 겉돌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경영비전 설정도 이런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페이스북은 창업 때부터 세상의 연결만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더욱 열리고 연결된 세상을 만들자’를 기업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성장했다.
하지만 테러와 총격, 살인 등 심각한 범죄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되는 등 연결이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심화하자 최근 경영비전을 바꿨다. ‘세상을 더 가깝게(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 인터넷을 통한 연결이라는 기존 가치의 한계를 인정하고 사회 화합을 강조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0년 동안 세계를 개방하고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돕기만 하면 세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세계가 분열됐다. 페이스북은 세상의 연결뿐 아니라 세상을 더 가깝게 하기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없이 두드려도 듣는 자가 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면 거기서 일을 멈춰야 제대로 된 CEO다. 아무리 멋진 비전과 실천방향이 제시돼도 구성원이 먼 나라 얘기로만 받아들인다면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는 것이 병이 되는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그만큼 소통과 공감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새 정부 들어 수많은 개혁정책들이 휘몰아치고 있지만 이를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는 지는 의문이다. 최저임금 1만원 상향과 탈원전, 교육개혁 등이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게 이를 말해준다. 새 정부는 양극화 개선과 시대흐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소리 높여 외치지만 반대 목소리도 크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문제는 더 심하다.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찬반양론이 심하다.
이를 해소하려면 개혁 방향이 맞더라도 실행에 옮기기 전에 설득하고 공감대를 갖춰가는 게 먼저다.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개혁도 겉돌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개혁이 두드리는 대로 국민들에게 이해되고 있는 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