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세대구분형 아파트’ 표준모델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중대형 아파트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세대구분형 아파트’란 대형 아파트의 공간을 나눠 주방·화장실 등을 추가로 만들어 한 지붕 아래 두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아파트를 말하는 것으로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일부에만 조성됐다.
하지만 최근 늘어나는 1~2인 가구의 임대수요를 맞추고, 넓은 자가를 가진 노인 인구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 정부가 기존 아파트도 세대구분을 할 수 있게 표준형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중대형에 거주하던 집주인은 벽체를 세우는 등의 과정을 거친 뒤 분리된 공간에 세를 놓아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세입자 역시 원룸주택 등에 없는 커뮤니티시설 등의 주거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데다 보안성도 상대적으로 높아 구미가 당기는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가격이 비싸고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일종의 ‘계륵’ 취급을 받던 중대형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특히 서울의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는 최근 4년간 거래량이 꾸준히 늘어난 반면 공급은 감소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대형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중대형 아파트값은 7.5% 상승해 2015년(4.4%)보다 3%포인트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값의 오름폭(2.8%포인트)보다 높은 것이다.
하지만 임대 수익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중대형이 주택시장에서 예전과 같은 위치를 회복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기존에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기 곤란한 노인들에게 세대구분형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적지 않은 공사비가 들어갈 수 있어 수익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