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1조 규모 하와이호텔 인수 추진] 덩치키워 리츠상장 재도전...싱가포르 유력

2013년 안정성 등 이유로 무산
포트폴리오 인수땐 자산 4조 육박
밸류에이션 등 적정평가 받을듯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리츠(REITs) 상장이 가시권에 진입한 것은 과거 리츠 상장을 추진하면서 거론됐던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013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포시즌스호텔을 매입한 후 여러 개의 부동산을 묶어 해외 증시에 리츠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2014년 롯데쇼핑이 18개 점포를 묶어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 상장을 추진하던 때와 비슷한 시기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당시 외국계 투자은행(IB)과 함께 싱가포르와 홍콩 증시에 리츠를 상장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리츠에 담을 기초자산으로 시드니 포시즌스호텔을 비롯해 2006년에 매입한 상하이미래에셋타워, 서울 을지로의 센터원 등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미래에셋운용의 리츠 상장은 리츠의 성격이 뚜렷하지 않고 자산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실제 리츠 시장이 발달한 해외 증시의 경우 대부분 리츠들이 투자 대상이 되는 자산이나 특정 지역에 특화돼 있다. 싱가포르증시에 상장된 리츠의 경우 메이플트리로지스틱스트러스트는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리츠이며 애스콧리츠는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에 주로 투자한다. 반면 당시 미래에셋운용이 고려했던 자산들은 호텔·오피스 등 자산의 성격이 제각각이고 지역도 호주·중국·한국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 밸류에이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외 증시에서 리츠 상장 시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인 자산 규모와 안정성 측면에서도 평가를 받지 못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당시 센터원은 막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시점이었고 포시즌스호텔은 매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며 “리츠는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중시하는 상품인데 그런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만 하더라도 미래에셋운용이 글로벌 자산운용사로서의 역사가 짧았기 때문에 해외 거래소에서 운용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하고 다른 운용사들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그랜드와일레아호텔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매물을 인수하게 되면 과거 리츠 상장 과정에서 지적됐던 부분들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래에셋운용은 과거 상장 무산 이후 2015년에는 하와이에 위치한 페어몬트오키드호텔과 페어몬트샌프란시스코를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블랙스톤으로부터 하이엇리젠시와이키키 호텔을 사들였다. 현재 미래에셋운용이 국내외에 인수한 호텔은 7개이며 매입 가격 기준으로 2조8,500억원 규모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부동산 포트폴리오까지 인수하면 자산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호텔에 특화된 리츠를 상장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미래에셋운용 사정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산의 성격이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에는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증시는 싱가포르나 홍콩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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