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O2O 스타트업이자 ‘벤처연합군’으로 불리는 옐로모바일을 보는 시각도 우버처럼 둘로 나뉜다. 정보기술(IT) 업계는 급격하게 회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작은 물고기가 모이면 고래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옐로모바일의 주장은 ‘작은 물고기들이 죽음으로 몰리고 있다’로 바뀌었다. 반면 투자자들은 여전히 지지를 보낸다. 심지어 글로벌 벤처캐피털과 국내 ‘큰손’들도 서로 지분을 차지하려 혈안이다.
◇창업 5년 여전히 적자, 몸집만 키워=2012년 창업한 옐로모바일은 4년여간 80여개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옐로모바일 지분과 피인수 스타트업 지분을 맞교환하며 저비용으로 외형을 단기간 키웠다. 얼핏 보면 무자본 인수합병(M&A)이 꼬리에 꼬리를 물은 셈이다. 4년 M&A 결과, 관계자는 64개사. 사업부문도 O2O·플랫폼·광고 등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기대했던 벤처연합군의 시너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소셜커머스 계열사 쿠차와 미디어플랫폼 피키캐스트는 2015년 마케팅 비용으로만 54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시너지를 거두지 못했다. 쿠차는 쿠팡이나 위메프 등 선두 업체에 밀렸고 피키캐스트도 네이버·카카오·페이스북 등의 벽을 넘지 못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서비스 시장은 하루를 멀다 하고 구조조정과 변화가 일어난다”며 “덩치를 키운다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경쟁 심화와 수익성 부재는 옐로모바일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매출 성장률이 248%에 달하던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4,428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에 그쳤다. 또 2015년 477억원, 지난해 280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연간 기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옐로모바일 측은 “지난해엔 경영효율화에 주력하면서 2015년과 달리 추가 인수합병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매출이 견조하게 성장했다”며 “오히려 14개 계열사를 분리했으나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경영효율화 성과로 적자 규모도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연이은 투자 유치, 큰손들 대거 들어와=하지만 투자자들은 옐로모바일이 여전히 한국 스타트업의 유니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유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름만 대도 놀랄 만한 큰손들이 들어온다. 2013년 DSC인베스트먼트 등에 100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실리콘밸리 소재 포메이션8으로부터 1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포메이션8에서 옐로모바일 투자를 주도했던 사람은 LS가의 장손인 구본웅 공동대표였다. 이듬해인 2015에는 포메이션8과 SBI홀딩스로부터 각각 4,300만달러·3,000만달러 투자를 받으며 IB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달 26일 동양네트웍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499억원)에 참여했다. 납입이 완료되면 옐로모바일이 동양네트웍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특이한 점은 이른바 금융투자 업계 큰손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이던 이기태 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이번 딜의 막후에 있다. 이 전 사장은 옐로모바일의 재무적투자자(FI)로 동양네트웍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또 다른 큰손인 김원일 전 골프존 대표도 메타헬스케어투자조합을 만들어 이번 유상증자에 옐로모바일과 함께 참여했다. IB 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의 유가증권 상장사인 동양네트웍스 인수가 우회상장을 노린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지만 얽혀 있는 현 지분구조상으로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히 고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덩치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2015년 대영회계법인은 현금흐름할인(DCF) 방식으로 잉여현금흐름(FCF)과 잔존가치(Terminal Value)를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11.6%로 할인해서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평가했다. 당시 1주당 가격은 211만원이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