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백브리핑]폴란드 영공 피하기 위해 500㎞ 우회비행 한 푸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함부르크로 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용기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를 통과하지 않기 위해 500㎞나 우회 비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전용기인 일류신(IL)-96기는 지난 6일 직선 항로인 벨라루스~폴란드~독일 항로가 아닌 핀란드~발트해~스웨덴~덴마크를 지나는 우회 항로를 택해 모스크바에서 함부르크로 향했다. 전용기는 직선 항로를 택할 때보다 500㎞ 이상을 더 비행한 탓에 정상회의 개막일인 7일 새벽에야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방문에서 우회 항로를 택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이동에 대한 모든 문제는 그의 안전과 직접 연관되기 때문에 논평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빠른 길 두고 돌아간 이유는

나토 구소련 국가와 긴장 고조

무력충돌 가능성 높아진 탓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굳이 우회 항로를 택한 것은 나토에 가입한 구소련 국가들과의 긴장이 최근 고조되며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폴란드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70억유로 규모의 미국의 신형 패트리엇 방공미사일(PAC-3)을 신규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탄 비행기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러시아 영토 칼리닌그라드로 향하자 나토 소속 F-16 전투기가 근접비행으로 위협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 병합을 감행한 후로 냉전 기간 동안 소련의 영향력에 있었던 폴란드나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 국가들은 러시아의 행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칼리닌그라드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이스칸데르-M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나토의 턱밑에서 군사적 위협을 확대하고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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