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신한카드가 정부의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이익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할부와 리스·렌털 중심의 신성장 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수수료 인하 시 타격이 크지만 그렇다고 사업 전체를 접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대폭 보강해 역성장만은 막아보겠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일부에서는 정부 정책이 민간 기업의 조직개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카드는 9일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글로벌 BU(Business Unit·본부급)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기존 6부문 18BU 61팀에서 6부문 1그룹 19BU 65팀 체제로 재편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 3월 취임한 임영진 사장의 전략이 녹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정책으로 이익감소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임 사장은 신성장 사업과 글로벌 사업 두 날개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우선 신성장 BU는 할부금융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스와 렌털 영업 확대를 위해 새로 꾸려진 조직이다. 신성장 BU에는 기존 할부영업팀이 편입됐고 리스와 렌털 영업팀은 신설됐다. 이와 함께 미래경영 전략을 짜기 위한 미래경영팀도 신설했다. 신성장 BU에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인 안중선 신한카드 채권BU장을 앉혔다. 신성장 부문의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뜻이다.
신성장 BU와 함께 글로벌 BU도 신설했다. 글로벌BU 아래에는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등 해외 법인 등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던 글로벌사업팀이 편입됐고 이를 지원할 글로벌영업추진팀도 신설해 배치했다. 신한금융지주 차원의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금융지주와의 원활한 소통 차원에서 BU보다 상위 개념의 글로벌사업그룹을 신설했다. 임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카드 업계에 위기라는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현 상황을 냉철히 인식하고 어떻게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인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소비침체로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카드 시장은 계속 위축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 악화가 발등의 불이 되면서 신성장과 글로벌 사업을 통해 줄어드는 수익을 메우겠다는 복안을 밝힌 것이다. 실제 임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전진배치 인력 등을 포함해 200여명을 이동시켰다. 신한카드는 매년 하반기 인사의 경우 해외 결원 등을 메우는 정도의 20~30명만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번에는 내부 위기감이 반영돼 200여명의 대폭 인사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하반기 인사는 20~30명의 소폭 인사에 그쳤지만 올해는 연말 인사급으로 대대적인 폭의 인사가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다음달부터 우대 수수료율 대상을 확대하면 8개 전업카드사는 최대 4,0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여기에 수수료율 자체를 인하하게 되면 2,000억원의 수익이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카드 업계는 전망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