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 패션창업 체크 리스트

정선기 휠라코리아 FILA사업부 영업1팀 부장
브랜드·공급방식·입지 따지고
본사 '상생' 의지·제도 살펴야

약 20년 전 필자가 회사에 입사했을 당시 패션가두점은 복종이나 브랜드를 불문하고 호황을 누렸다. 당시 가두점 운영 점주들은 인지도와 제품력을 갖춘 브랜드를 선택, 약간의 노력을 기울이면 상당한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대형 유통업체의 상권 장악, 온라인·모바일쇼핑, 해외직구, 홈쇼핑 등 소비채널 다각화 속 지속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희망의 불씨는 여전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정서상 지역 가두상권에 대한 충성도가 건재하고, 브랜드 본사가 수익성이 높은 가두점과의 상생 원칙을 유통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 활성화하려는 기조가 예전보다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성공적 가두점 운영으로 장기간 고수익을 창출하며 평생 창업의 선구자가 된 사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패션창업을 위해 핵심적으로 짚어야 할 요소들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인지도·역사·독창성·상품력 등을 보유한 브랜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미디어를 통한 정보 수집, 실제 시장 조사는 기본이다. 백화점은 실적, 글로벌 트렌드, 잠재성 등을 평가해 매년 정기적으로 입점 브랜드들의 영업면적과 위치를 재편성하니 이 점을 눈여겨 봐도 좋다. 관심 브랜드의 정기 품평회, 컨벤션은 방향성과 상품 경쟁력을 직접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창업 희망 브랜드의 상품 공급 방식을 점검하자. 위탁계약은 상품을 외상으로 공급받아 판매분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급, 남은 상품을 본사에 반품하는 방식이라 수수료(마진)가 낮지만, 재고 부담은 없다. 사입계약은 선결제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기에 재고를 반품 처리하지 않아 재고 부담이 있지만 제품에 따라 물량을 선택할 수 있고 마진율이 높다. 창업 초보자라면 위탁계약이 운영 안전성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를 선택했다면 본사와 함께 매장 환경을 검토해야 한다. 약 83㎡(창고 별도) 및 전면 5m 이상 크기, A급지 내 개설을 권장한다. 임대의 경우 보증금·권리금·인테리어·냉난방 설치비 등 초기 투자비용 합산 시 지역에 따라 편차가 발생하나 주요 상권 내 약 83㎡ 규모, A급지 매장 기준으로 대략 4억~5억원 가량 비용이 소요된다. 투자 비용이 높은 매장이라면 인테리어 비용 분담 등 본사 차원에서 창업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는지 살펴보자. ‘고투자=고수익’이라는 패션창업 속성상 투자 축소나 저렴한 임차료에 몰두하기보다 점포 보증금 등 초기 비용에 대한 감가상각·임차료·인건비·일반관리비 등 월간 경비를 따져 손익분기점 산출을 통해 적정매출 도달 또는 초과 달성하는 방안을 세밀하게 준비, 실행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또 인적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패션 가두점 특성을 고려해 직원 채용과 급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휠라코리아(081660)의 경우 매장 근무 직원을 FA(Fashion Advisor)라 칭하며 판매사원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해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지표를 통해 이들의 중요성을 검증한 바 있다. 매장 내 고객 체류율, 구매 성공률, 평균 객단가 등 매출을 형성하는 핵심요소는 결국 점주와 FA의 경험과 숙련도에 달렸다. 실제 이 결과를 적극 전파해 최근 개설한 신규 매장의 조기 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패션 창업 실행의 첫 단추는 무엇보다 본사가 제도화된 장치를 보유했는지, 그 장치를 기반으로 진정성을 발휘해 가두점과 공존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정확히 진단하는 일이다. 최근 불거진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갑질 논란은 가두점 창업시 본사의 ‘공존 마인드’가 왜 중요한지를 체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를 토대로 성공 창업을 위한 철저한 사업 설계와 실천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정선기 휠라코리아 FILA사업부 영업1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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