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제보조작 파문으로 조사를 받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9일 문재인 정부를 ‘포퓰리즘 독재’ 정권으로 규정하고 정부·여당과의 협치 종료를 선언했다.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와대와 여당이 더 이상 협치할 의지가 없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이에 맞춰 국민의당은 ‘국정은 협치, 국민은 혁신’ 당사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출범 두 달 정도 된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포퓰리즘 독재, 이미지 독재정부의 길로 가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아예 깔아뭉개고 있다. 그래서 포퓰리즘 독재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여론 수렴 없이 편향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재벌과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향된 정책을 일방적으로 취하고 사회·경제적 약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이 일종의 독재였다면, 일부 조직된 노동자들과 기득권을 가진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목소리만 듣고 반대편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강행하는 것도 민주주의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경제주체 간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경제민주화이고 경제민주주의”라며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등을 충분한 논의와 속도 조절 없이 밀어붙이면 부담은 결국 국민과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검찰이 제보 조작 사건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정권의 앞잡이나 시녀가 돼선 안 된다는 게 검찰개혁의 정신인데 여당이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내린다”며 “여당의 대표가 사실상 검찰총장 역할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당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형사책임은 반드시 수사가 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셈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