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문화공연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함부르크=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첫 다자외교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물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문제와 한일 위안부 합의, 중국과 러시아의 미온적인 대북제재 등을 풀어야 하는 숙제를 남겨놓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최순실 사태로 무너진 국격을 회복했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에 참석한 정상 중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 외교부의 실무적인 노력이 있었겠지만 최순실 정국에서 이른바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문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정상회담 ‘러브콜’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G20 참석 전 정상회담이 조율되지 않은 국가 중 긴박하게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한 국가와 기구는 9곳에 이르렀다. 이 중 문 대통령은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 중 2명과의 정상회담 일정만 소화했다. 일정 조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인도, 호주 총리 등 이미 잡힌 정상회담에 이어 추가 정상회담까지 빽빽한 정상회담을 이어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보여준 호감도 이목을 끌었다. 의장국인 독일로부터 로열석에 배정받아 클래식 콘서트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에마니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내외와 함께 공연을 감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옆에 있는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아 말을 거는 친분을 과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이가 좋지 않은 마크롱 대통령을 의식해 신뢰가 쌓인 문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어색함을 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G20의 최대 성과는 박근혜 정부에서 무너진 정상외교의 복원과 높아진 한국의 국격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인기가 가장 좋았다”며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문 대통령에 대한 관심 표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