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사인 애플의 3D 낸드플래시 공급요청 소식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1.67%(4만원) 오른 243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세웠던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241만5,000원)를 9거래일 만에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 때 244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기준 사상 최고가(242만원)도 갈아치웠다.
지난 7일 분기 역대 최다인 14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했던 주가가 이날 반등에 성공한 것은 역시 실적이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폭이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 잡았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3·4분기에는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률은 둔화하겠지만 성수기 진입으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3·4분기 매출액 6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4조9,000억원으로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53조3,000억원으로 인텔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8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29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차세대 스마트폰(아이폰8) 출시를 앞두고 부족한 3D 낸드플래시 공급물량을 맞추기 위해 삼성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소식도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가을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8’ 모델에 삼성전자가 생산한 3D 낸드플래시 비중을 더욱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이어 핵심 부품인 3D 낸드플래시까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경쟁사도 인정할 만큼 뛰어나다는 증거다. 삼성전자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3D 낸드플래시는 정보 저장을 위한 반도체로 스마트폰 메모리의 용량을 좌우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제품 생산율이 예상보다 떨어지며 제품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자 삼성전자에 부족분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