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사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11일 취임 인사차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성혐오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건 더 이상 여가부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TF를 구성해 국민이 대체로 납득할 수 있는 여성가족부의 역할, 성평등 관념을 만들고 확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여성혐오에 대해 “여성의 지위가 향상돼 빚어진 문제라기보다 다른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여성혐오를 하는 분들에게도 견딜 수 없는 현실이 있다고 본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걸 여가부가 담론을 통해서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 7,122억원으로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는 ‘미니 부처’로서의 현실적 한계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한정된 예산으로 여가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며 “기획재정부가 성평등 예산을 늘려주지 않으면 우리가 제동을 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가 본격 가동되면 여가부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원회는 각 부처가 성평등 관련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집행하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가부를 강화하면서 전체 정부 정책 핵심에 성평등 가치가 녹아들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평등 가치 확산을 위해서는 청소년 성교육 표준안에 대한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일선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性)교육이 보건교사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해 인권 가치보다는 실질 대응력만 강조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여성가족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성교육 표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