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명 vs. 4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본부의 통계가 47배 가량 차이가 나면서 ‘부실한 법정전염병 관리 체계의 민낮을 보여준다’는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통계간 특성을 감안해도 47배 격차는 비정상적”이라며 “질병관리본부와 건보공단·심평원 간의 정보공유와 법정감염병 신고체계 보완 등을 통해 괴리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HUS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187명이라고 밝혔다. 병·의원에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반해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HUS로 진단된 환자가 24명, 연간 4명이라고 발표했다. 법정감염병인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에 걸린 것으로 보고된 환자 443명 중 5.4%가 HUS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물론 질병관리본부 숫자에는 법정감염병을 신고하지 않거나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이외의 질환으로 HUS가 생긴 경우는 빠져 있다. 또 건강보험공단 숫자에는 HUS 의심환자일 뿐 실제로 HUS 환자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해도 두 기관의 숫자 차이는 너무 크다. 특히 건보공단이 발표한 HUS 진료 환자 중 10세 미만 어린이가 36%로 절반을 밑돈 반면,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한 HUS 환자 중 10세 미만 어린이는 71%(17명)나 돼 이 역시 격차가 컸다.
또 현실을 감안해 건보공단 통계의 3분의1만 진짜 용혈성 요독증후군 환자(62명)이고 병·의원에서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환자의 4분의1만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고 △용혈성 요독증후군 환자의 50%가 다른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해도 62명대 32명으로 2배 가량 차이가 나는 등 정확한 해석이 불가능하다.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병·의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보고가 힘들다는 현실을 감안해도 HUS 환자에 대한 두 기관의 통계 차이가 너무 크다”며 “다른 질병은 차체하고 법정감염병부터 보다 적극적인 실태조사와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