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그리스의 소형 스타트업 ‘이노틱스(Innoetics)’를 최근 인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5,000만달러(약 570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이노틱스는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텍스트 음성변환(TTS·Text-to-Speech)’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직원 수가 7명으로 소규모지만 기술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테나연구혁신센터와 협력하며 언어 및 음성 처리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국제기술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노틱스 기술을 빅스비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에 접목해 기능 향상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노틱스가 자연어 기반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만큼 빅스비 외국어 버전 출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5월 빅스비 영어 버전, 6월 중국어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이번 인수 규모는 작지만 올해 언론에 공개된 첫 M&A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회사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 및 회사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4년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기업 스마트싱스를 시작으로 2015년 루프페이(모바일 결제 솔루션), 2016년 조이언트(클라우드 서비스)·애드기어(디지털광고 플랫폼 스타트업)·비브랩스(AI 플랫폼 개발기업)·하만(전장 전문기업)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내부 역량만 키우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외부에서 수혈하는 방식은 여전해 보인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할 경우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강화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