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면세점 선정 특혜 '관세청 수사' 의뢰…'최순실 국정농단' 재수사 신호탄될까

檢 총장 인선후 수사조직 정비
"수사부서에 신속히 배당할 것"
특수부서 맡을 가능성 높아



면세점 특혜 의혹이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재수사의 ‘방아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 정권과 대기업 사이의 유착관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최씨 국정농단 사태 재수사의 한 줄기로 면세점 특혜 의혹을 겨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무부·검찰총장 인선 이후 곧바로 수사조직 정비에 돌입한다는 점도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12일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면세점 특혜 의혹 사건을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에 배당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제1화력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이번 사건을 맡은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제3기’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최씨 국정농단 사태 재수사로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맡게 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이미 재수사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 의혹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기도 하다.


앞서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최씨의 청탁을 받고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1·2기 특수본과 박영수 특별검사 수사 당시 고발된 각종 사건도 특수부에서 맡아 일괄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이 특수부를 중심으로 초반부터 강력한 수사 의지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최씨 국정농단 사태 첫 발발때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해 논란을 초래했던 경험을 고려해서라는 해석이다. 그 사이 정권이 교체되면서 정권 차원의 진실규명 의지가 강해진 점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검찰이 이번 면세점 특혜 의혹에서 특히 예의 주시하게 될 대목은 전 정권 실세들과 대기업 사이의 유착관계다. 특히 면세점 심사자료를 파기하는 등 공공기록물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천홍욱 관세청장을 중심으로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의 수사 의뢰 대상인 천 청장은 청장 취임 직후 최씨에게 ‘충성서약’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인물이다.

아울러 심사점수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관세청 관계자 4인을 비롯해 특혜 의혹에 휩싸인 한화그룹·두산그룹 등 대기업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3차 심사에서 가까스로 선정된 롯데그룹도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꼽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1차 심사에서 특혜를 받았던 한화와 두산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이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원 과정과 면세점 입점 사이의 연관성을 캐내는 데 수사력을 모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찰에서 이뤄진 인사도 재수사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은 물론 최씨와 당시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안현덕·진동영기자 alway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