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취업자 수는 377만6,0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만7,000명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3년 7월(8만명 감소)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20대는 절대 인구가 늘고 전체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음에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6월 20대 전체 인구는 645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9,000명 증가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그만큼 20대 고용상황이 심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대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보여주는 고용률도 58.5%로 지난해보다 1.1%포인트 줄며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이를 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역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로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은 민간 기업이 결국 20대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SK브로드밴드 등 다수의 민간기업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잇따라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364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8%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신규채용 영향’에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대선을 앞두고 상반기 채용을 미룬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어떤 고용정책이 나올지 몰라 기업들이 ‘실탄’을 아끼는 차원에서 관망한 결과 20대 취업자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상반기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대졸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들이 상반기 대졸 공채를 건너뛴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대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고용상황도 악화했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5%로 6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11.3%)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도 23.4%로 역시 6월 기준으로 통계가 있는 2015년 이후 최악이었다.
전 연령층 취업자 수는 2,686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0만1,000명(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월(24만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최저다. 실업자는 10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5,000명 늘어났고 실업률도 3.8%로 0.2%포인트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인 자영업자는 568만1,000명으로 4만1,000명이 추가로 늘어났다. 다만 제조업 취업자는 상승 반전했다. 450만9,000명이 종사해 1만6,000명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년 연속 감소했지만 수출 증가, 기저효과 등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