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직원, 박근혜·신동빈 재판서 면세점 특허 특혜 의혹 증언/연합뉴스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이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혐의 재판에 출석해 지난해 4월 관세청이 서울 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 선정한 과정을 증언한다. 감사원이 20015~2016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부의 위법과 부당 행위가 있었다며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한 직후 열리는 재판인 만큼 관련 증언들이 나올지 주목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기재부 이 모 과장과 이 모 사무관을 증인으로 소환해 차례로 진술을 듣는다.
검찰 수사 결과,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지난해 1월 관세청에 시내 면세점 특허 추가 방안을 신속히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관세청에 특허 수를 연구용역의 예측치(1~3개)보다 많은 4개로 검토하게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15년 11월 면세점 사업자 재심사 과정에서 탈락한 SK 워커힐과 롯데 월드타워가 영업중단 상황에 놓이자 두 곳을 구제하려고 청와대가 서둘러 특허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2월과 3월 박 전 대통령이 최태원 SK 회장과 신 회장을 각각 면담할 때 면세점 문제를 청탁했기에 이런 일련의 작업들이 무리하게 추진된 것으로 의심한다.
이에 신 회장 측은 롯데가 재심사에서 탈락하기 전 2015년 11월 초 관세청이 기재부에 ‘독과점 구조 개선 및 기존 사업자의 퇴출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특허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보고한 점을 들어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롯데가 면세점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이미 정부 내에서 특허를 확대할 움직임이 있었다는 취지다. 신 회장 측은 특허 확대가 예정됐으므로 부정한 청탁이나 뇌물이 개입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5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관세청이 온갖 방법으로 롯데호텔에 낮은 점수를 매겨 탈락시켰다는 감사 결과가 나온 만큼, 이들이 ‘피해자 프레임’을 변론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10일과 11일에 이어 이날 재판에도 왼쪽 발가락 통증을 호소하며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이미 14일 재판에도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