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4위 다 탈락한 윔블던, 어차피 우승은 페더러?

8강서 라오니치 완파, 15위 베르디흐와 결승 다툼

로저 페더러가 13일 윔블던 남자단식 8강에서 승리한 뒤 관중의 기립박수에 손을 흔들며 코트를 떠나고 있다. /윔블던=AFP연합뉴스
지난 1월 호주 오픈 우승으로 부활을 알렸던 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윔블던 트로피마저 품을 기세다.

세계랭킹 5위 페더러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 남자단식 8강에서 밀로시 라오니치(7위·캐나다)를 3대0(6대4 6대2 7대6)으로 눌렀다. 라오니치는 지난해 이 대회 4강에서 페더러를 꺾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한 선수. 페더러는 1년 만에 설욕에 성공하며 통산 8번째 윔블던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함께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페더러는 최다승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윔블던 마지막 우승은 2012년.


5년 만의 우승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세계랭킹 1~4위가 이미 탈락했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1위 앤디 머리(영국)는 골반 부상 여파로 8강에서 샘 퀘리(28위·미국)에게 덜미를 잡혔고 4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토마시 베르디흐(15위·체코)와의 8강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기권했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은 16강에서, 스탄 바브링카(3위·스위스)는 1회전에 짐을 쌌다.

페더러는 “조코비치와 머리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며 “결승에서 그동안 상대하지 않았던 선수를 만나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고 있는 그는 베르디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베르디흐와의 역대전적은 18승6패로 페더러의 압도적 우세. 페더러는 메이저 통산 18승을 자랑하는 반면 다른 4강 진출자인 베르디흐와 퀘리,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는 모두 메이저 1승이 전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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