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출시 기대감에 두 달 동안 63%나 올랐던 코오롱생명과학이 이틀 연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장은 신약을 ‘만병통치약’ 수준으로 기대한 듯하다. 여기다 공교롭게도 공매도 물량까지 급증하며 셀트리온 공매도 파문이 코오롱생명과학에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13일 코스닥시장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6.86% 하락한 13만7,100원을 기록했다. 전날 15.84% 떨어진 데 이어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이틀간 급락하며 시가총액 2,880억원이 증발했다.
시장에서는 신약 판매 허가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주가가 빠진 것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국내 판매를 허가했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개발 19년 만에 결실을 보게 돼 올해 하반기 판매될 예정이다. 주사 치료만으로 손상된 연골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기능개선에 효과를 준다는 점이 입증됐다. 주가하락은 식약처의 허가에도 일부에서 인보사의 효능에 의문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식약처가 손상된 연골 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보사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닌데 시장에서는 마치 닳아 없어진 연골을 재생시키고 걷기 힘들었던 사람이 뛸 수도 있을 것처럼 기대감이 부풀었던 측면이 있다”며 “회사(코오롱생명과학) 측도 그동안 이를 정확히 알리지 않아 혼란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했던 인보사의 식약처 품목허가 발표에 따른 차익실현과 식약처 보도자료에서의 일부 문구로 인한 우려가 이유”라며 “급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 이면에 공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3일간 코오롱생명과학의 공매도 물량은 10일 9,662주, 11일 8,622주에 이어 이날 1만9,071주까지 급증했다. 지난주(3~7일) 일평균 공매도양(2,269주)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어났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개인의 투자심리는 더욱 커졌으나 투자자들은 일단 차익실현을 하며 쉬어가려는 것 같다”며 “인보사의 개발권과 판권을 지닌 티슈진의 상장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티슈진은 오는 9~10월께 상장할 예정으로 인보사가 출시되면 상대적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임상 결과에 앞서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임상 2상 결과는 88%의 환자에서 2년까지도 통증과 기능 개선의 효과가 유지됐다”며 “인보사 효능 논란은 단기 투자심리 악화에 불과하고 일본과 미국 임상에서 이를 입증할 수 있어 이번 주가 급락은 매수 기회”라고 제안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