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재 각색 된 ‘나의사랑 나의신부’(원작 이명세 / 각색 김세한 / 연출,작사 정태영 / 작곡 한정림)는 톡톡 튀는 영화의 매력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연극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하고 색다른 매력을 담았다. 1인 3역 이상을 완벽히 소화하며 무대를 꽉 채우는 멀티맨 최소영, 김윤하, 김찬종을 만났다.
‘나의사랑 나의신부’의 브레인 김윤하(본명 김호영) 배우는 순발력이 뛰어난 배우다. 연극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순발력이 있어 끝까지 오래 오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엔 관객을 무대로 불러내는 자장면 집 장면에서, 너무도 비협조적인(?) 중학생 관객으로 인해 순발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장면은 관객이 자장면 집 일일 종업원이 되는 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이 멘트나 액션을 도와주지 않으면 극이 진행되지 않는다.
배우 김윤하 /사진=조은정 기자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인데, 객석에서 한명을 불러서 무대 위에 세웠는데 정말 안 따라 하던걸요.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한다는 설명도 했는데, 사춘기 중학생이라 그런지 안 따라하더라구요. 함께 온 친구들은 무대 위에 올라간 친구를 보고 웃는 상황이 벌어진 거죠. 제가 웬만하면 무대에서 당황 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그 동안 관객이랑 하는 게 많은 작품에 출연을 해서 소스가 편인데, 그날은 정말 때려 죽여도 안 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준거였어요. 이렇게 해 달라고 3번 정도 요구하는데, 이 친구는 무슨 말을 해도 안 한다는 태도였어요. 그래서 즉석에서 ‘자장면이랑 단무지를 내 놔라’ 하는 게 원래 대사인데, 그 대사를 제가 치고 ‘넌 안할거야. 그래 내가 할게’라고 말하면서 넘어갔어요. “이번 작품 연출은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뮤지컬 ‘그리스’ ,‘해를 품은 달’ 등의 정태영 연출가가 맡았다. 정태영 연출과 뮤지컬‘그리스’와 ‘정글북’ 을 같이 한 인연이 있는 김윤하는 “극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재미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연기적으로 힘든 건 없는데, 퀵이 워낙 많아 숨이 가쁘긴 하다”고 덧붙였다.
김윤하씨가 함께 꼭 한번 작품을 해 보고 싶은 3인 배우는 극단 간다의 오의식, 진선규, 홍우진이다.
“홍우진 배우는 작품을 볼 때마다 되게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진선규 배우는 진짜 연기 잘하시잖아요. 대사나 연기의 적정선을 정확히 알고 계시는 배우라고 표현 할 수 있을까요. ‘유도소년’에서 본 오의식 배우는 이번 멀티 역할을 만들어가는 데 영감을 준 분이시죠.”
“최근에 ‘유도소년’ 공연을 봤어요. ‘나의사랑 나의신부’에서 3개 역할을 맡아서 각각 차별성을 둬야 하니까, 다른 공연을 관람하면서도 더 연기적인 디테일을 보게되더라구요. 저의 롤모델 같은 분이 바로 오의식 배우에요. 교포 역으로 나오는데, 캐릭터 전달력이 정말 좋았어요. 배우가 웃겨야 되는 타이밍과 포인트를 잘 알고 있었어요. 그 점이 저에게 도움이 됐어요. 극단 간다 배우들이 다들 연기를 잘 하시잖아요. 대학로 배우들이 다들 가고 싶은 것이 극단 간다라고 들었어요.”
2006년 서현철 장영남 등과 함께 출연한 연극 ‘나생문‘ 으로 데뷔한 김윤하는 이후 ’쥐덫‘ ‘페이스오프’등에 출연 했지만 꾸준히 무대에 오르진 못했다. 그는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뮤지컬 쪽으로도 기웃 기웃 거렸다”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매체 진출을 바라는 건 아니다.
“매체 쪽에 관심이 없는 편이에요. 심지어 TV도 ‘무한도전’ 빼곤 안 봐요. 제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땐 무대에 있을 때, 무대에서 작은 역이라도 맡아서 연기 할 때가 행복해요.
배우 김윤하 /사진=조은정 기자
배우 김윤하, 최소영, 김찬종 /사진=조은정 기자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드는 배우 김윤하는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 많았다. 특히 작품만의 뚜렷한 컬러가 있는 작품이 끌린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작품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다.
“오디션을 꼭 한번 보고 싶어요. 처음 봤을 때 너무 에너지가 좋았거든요. 배역에 상관 없이 도전해보고 싶어요.
김윤하는 스스로를 ‘바이크 타는 걸 즐기는 5년차 배우’라고 소개했다.
“저희 같은 프리랜서는 일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존재에요. 작품 제안이 끊이지 않게 와야 기운이 난다는 건 맞는 말 인 것 같아요. 계속 무대 쪽에서 꾸준히 보여질 수 있는 배우가 될게요. 지켜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SE★인터뷰③]김찬종 편에서 계속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