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고도 해외서 데이터 맘대로 못써”…로밍 불편한 진실

100MB 제공 '일일요금제' 데이터 턱없이 부족
기본량 초과땐 국내 과금기준보다 200배 비싸

“돈내고도 해외서 데이터 못 써”…로딩 요금제 부담/서울경제DB
휴가철을 맞아 이동통신 3사가 로밍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지만, 요금 수준보다 데이터 제공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로밍 요금제는 하루 단위로 일정액이 부과되는 단기형과 3·5일 등 일정 기간을 묶어 요금을 매기는 장기형으로 나뉜다. 단기 요금제는 하루 1만원 안팎의 요금에 데이터 100MB를 기본 제공하고, 초과 시 200kbps 이하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방식이다. 200kbps는 고화질 음원 스트리밍(평균 320kbps) 조차 제대로 하기 힘든 속도다. 사실상 기본적인 인터넷 검색과 모바일 메신저 대화만 가능한 셈이다. 기본 제공량 100MB는 LTE나 3G망을 통해 이용할 수 있지만, 현지 통신 사정에 따라 속도 편차도 크다.

일반 데이터 요금제 사용자에겐 하루 100MB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LTE 스마트폰 이용자의 월 데이터 사용량은 6.5GB,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225MB이다. 10MB는 평균 하루에 쓰는 데이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30초짜리 일반 스마트폰 동영상(해상도 720x404·용량 9MB)을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면 하루 데이터의 10분의 1가량을 쓰는 셈이다.

단위 요금을 보면 0.5KB당 로밍 요금은 2.2원으로, 국내 LTE 데이터 요금의 기본량 초과 시 과금 기준(0.5KB당 0.011원)보다 약 200배 비싸다. 로밍 요금 기준으로 2MB 사진을 보내는 데 약 8,100원이 든다.


장기 요금제는 단기형보다 하루 당 요금이 저렴하지만, 기본 용량을 다 쓰면 데이터가 자동 차단된다. 통신업계는 현지 이통사와 제휴를 통해 로밍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요금제 구성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데이터 요금은 해외 주요 통신사들과 합의한 것으로, 국내 통신사가 자의적으로 올리거나 내리기 힘든 구조라고 덧붙였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 등 기본적인 인터넷 사용에 필요한 데이터를 고려해 해외 통신사들과 협의해 데이터 요금을 정한다”며 “해외망을 빌려 쓰기 때문에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금액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사 제휴를 통해 다양한 인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T가 추진 중인 한·중·일 통신 3사 간 와이파이 로밍 무료가 대표적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ICT정책국장은 “해외 여행객이 느는 만큼 통신비 인하 차원에서 로밍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해외 통신사와 제휴를 확대하면 충분히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밍 요금을 아끼기 위해 현지에서 유심(USIM)을 사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해외에서 유심칩을 구매하면 한국에서 사용하던 기존 번호로는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포켓와이파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포켓와이파이는 현지 LTE·3G 등 현지 통신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하는 단말기로, 하루에 6,000∼7,000원에 빌릴 수 있다. 여럿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지만, 별도로 기기를 들고 다녀야 하고, 충전의 번거로움이 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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