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통상마찰 우려…세계경제 불안정 가져온다"

14일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
세계 석학, 국제 공조 중요성 강조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가 자유무역질서로 유지됐던 세계 경제의 안정을 뒤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높이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경고다.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서울 고려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새로운 세계화 시대 경제적 내셔널리즘의 부상’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경제적 내셔널리즘은 과거와 달리 자원 보유국이나 신흥경제권이 아닌 선진경제권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세계화를 되돌리거나 확산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및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꼽았다.

김 전 총재는 그러면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에 불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어느 나라도 경제적 내셔널리즘으로 장기적 경제 번영을 이룬 경험이 없다”면서 “자국의 이익을 내세우는 정책은 인기 영합적인 정책을 수반하고 교역상대국에 대한 보복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후안 올리바 이탈리아 중앙은행 경제분석국장도 “현재 보호무역주의와 반무역 정서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며 “그동안 자유무역을 통해 기업과 근로자·소비자들이 누렸던 편익이 잠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을 함께한 세계 경제 석학들은 입을 모아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 조치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각국은 통상마찰과 환율전쟁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한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협력과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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