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지난해 증시가 정체하고 채권 운용 수익이 줄자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는데요. 실적이 상당히 개선되고 코스피가 2,400선을 돌파한 지금도 증권사들은 현금 지급 등 ‘제 살 깎아 먹기’ 식 마케팅 경쟁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코스피가 2,400선을 넘어서며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지만 증권업계의 현금 마케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TB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1,000만원 이상 주식 순입고 후 100만원 이상 주식매매를 한 투자자에게 최대 5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도 지난 5월부터 약 두 달 간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모바일증권 ‘나무’로 대체 입고한 투자자에 조건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현금을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해외 주식 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서도 증권사들은 앞다퉈 현금 혜택을 건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타사에 보유한 해외 주식을 500만원 이상 입고하면 금액별로 최대 2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한국투자증권도 타사에 보유 중인 해외 주식을 입고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40만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현금 지급·수수료 면제 등 제 살 깎기 식 경쟁을 멈추지 않는 것은 현재 포화상태인 개인 고객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고액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함입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신규 투자자가 늘어도 1,000만원 이하 주식거래로는 가시적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타사에서 고액 투자자를 빼앗아 오기 위한 방법으로 현금 마케팅을 택하는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타 금융업과의 형평성을 위해 증권사의 재산상 이익 제공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증권업계의 마케팅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재산상 이익 제공이란 고객 등에 물품이나 식사·서비스를 제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마케팅은 각 사의 자율 영역이기 때문에 당국이나 협회에서 문제를 인식해도 관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입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