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물가채 10년물 5개 종목의 가격은 모두 하락 추세다. 가장 최근에 발행된 ‘16-5’의 가격은 지난 달 초 9,660원이었으나 이 날 종가기준 9,614원으로 하락했다.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은 1.46%에서 1.476%로 소폭 상승했다.
물가채는 올해 새 정부 들어서면서 계속해서 약세를 나타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물가채 10년물 BEI(Break-Even Inflation, 기대인플레이션율)는 0.77%포인트 정도로 6월 물가상승률 1.9%에 비하면 저평가 상태다. 잔존 만기가 가장 짧은 물가채 ‘10-4’의 BEI도 1.3%포인트에 불과하다. 물가채 금리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서 채권시장 참가자의 BEI를 차감해 산출한다. BEI가 오를수록 물가채 금리는 그만큼 하락하고 채권가격은 상승하는 구조다.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BEI는 계속해서 하락했다. 지난 2월에는 1.1%포인트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0.7%포인트대로 내려 앉았다. 새 정부의 정책이 물가에 부정적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한국은행의 물가 전망은 올해와 내년 모두 1.9%로 물가목표 2% 보다 낮다”며 “통신비 인하 등 정책이슈에 따라 좀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4분기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면서 시장에서는 물가채 투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3·4분기에 풍수 피해가 극심해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지난해 한시적인 전기료 인하의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겨울철 가뭄과 태풍 등 풍수 피해로 1·4분기와 3·4분기에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률도 반등한다”며 “최근 가뭄 피해가 극심했던 가운데 곧바로 태풍으로 인한 2차 풍수 피해가 예상돼 농축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BEI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 3·4분기는 국내 물가 상승 모멘텀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현재 저평가된 물가채를 사들이는 것이 박스권에 놓인 채권 시장에서 유효한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만기가 긴 지표물(가장 최근에 발행된 채권)보다는 비지표물 중 거래량이 많은 채권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현재 비지표물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물가 11-4’로 2·4분기 월평균 거래량은 2,044억원이며 수익률은 0.813%다. 다른 종목에 비해 저평가 상태지만 거래량이 많아 접근이 유리하다. 강 연구원은 “지표물은 거래량이 활발하지만 만기가 길어 장기기대 인플레이션을 반영했을 때 효과가 높지 않다”며 “잔존만기가 짧은 비지표물이 물가 모멘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물가 ‘11-4’는 이자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 때문에 거래량이 활발하므로 이를 매수하는 물가채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