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투자의 자동반응과 인지반응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50 연구소장

매일 신문과 뉴스를 보고 책도 읽는다. 그리고 가끔 자산관리·투자 세미나에 참석한다. 이런 습관은 성공 투자에 도움이 될까. 이 모든 행동은 투자 행동을 자동반응에서 인지반응으로 바꿔줄 수 있다. 그러므로 투자결과에 도움이 된다. 자동반응은 어떤 현상에 대해 즉각 반응하는 것이고 인지반응은 한 번 더 생각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투자행태학에서 보면 돈과 관련된 많은 일들이 자동반응으로 이뤄질 때가 많다. 자동반응은 시간을 수직으로 잘라서 현재의 모습만을 보기 때문에 생긴다. 현재 상황이 온통 안 좋은 얘기가 가득하면 공포에 떤다. 호재가 많으면 흥분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하는 투자는 반드시 동참한다. 현재만 보면 항상 당황하고 주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시간을 수평으로 보면 인지반응으로 바꿀 수 있다. 악재가 많으면 악재가 언제부터 시작한 것인지 지금이 가장 심각할 때인지 해법은 있는지를 분석해볼 수 있다. 호재가 많으면 경기 상승 사이클이 언제부터 진행됐는지 투자자들의 심리가 흥분 상태인지를 알아보고 대응할 수 있다.


금융투자상품도 상품별로 신문·뉴스·세미나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3~4년을 계속해서 보면 그 표현으로 현 증권시장을 분석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금융투자회사의 주가 예측자료도 이와 같이했을 때 시장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는 모두 긍정적으로 보고 어떤 경우는 모두 부정적 예측을 한다. 이처럼 모두 일치하면 시장을 거꾸로 해석하고 행동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도 있다. 현재만을 보지 않고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과정을 분석하면 “지금 투자의 단계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최소한 3~4년. 또는 5~6년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 더불어 몇 번의 증권시장 사이클을 분석하면 주도주, 금융상품의 용어, 시장의 재료 등이 달라졌을 뿐 시장 분위기는 반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현재의 증권시장을 자동반응이 아니라 인지반응의 관점에서 해석해보자. 지금의 주식시장은 6년에 걸친 장기 박스권을 벗어나 상승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도 최근 7개월에 걸쳐 상승했다.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지수가 조정 받을 가능성도 있다. 증권시장 사이클은 보통 3단계까지 진행된다. 지금은 한 단계 상승 후 증권시장에서 우호적 분위기가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시점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은 자동반응에 의해 일반투자자가 본격적인 시장 참여를 하기 전 단계인 것이다. 지금이 나의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볼 적기다. 이때를 활용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에서는 이미 늦었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